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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5㎡ 아파트가 품귀라는 데…왜?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결혼을 3개월 앞둔 30대 직장인 박기영(가명) 씨는 최근 신혼집의 눈높이를 낮추기로 했다. 85㎡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6개월째 마땅한 집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85㎡ 아파트를 포기하고 눈높이를 59㎡ 안팎으로 낮췄다. 박 씨가 85㎡짜리 신혼집을 고집한 이유는 나중에 아이를 하나 이상 키우며 10년이상 살려면 적어도 방 3칸 딸린 주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씨에서 보듯 구 33평으로 더 잘 알려진 85㎡ 아파트가 인기다. 금융 대출이나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3~4인 가족이 거주하기 적당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매가 낙폭이 크지 않는 등 경기를 타지 않고 임대 수요가 많다는 점도 85㎡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다.

실제로 85㎡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강세다. 물량도 귀해서 거래 자체도 뜸하다. 특히 결혼시즌이면 신혼부부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85㎡ 아파트는 일부지역에서 품귀현상까지 벌어진다. 동탄과 송도, 세종 등 아파트 신규 분양시엔 대부분 100% 청약되는 등 인기가 최고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사무실을 방문하는 고객 10명중 6명은 85㎡ 수준의 아파트를 찾는다”며 “작년 금호동과 옥수동에 신축단지가 들어선 후 85㎡의 매도 호가가 5억∼6억원까지 올랐다”며 “결혼시즌인 봄이나 가을엔 가계약까지 하면 85㎡ 아파트를 찾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 120㎡는 11억5000만원에 거래된 반면 85㎡은 11억9700만원으로 4700만원이 비싸게 거래됐다. 부동산 1번지로 통하는 강남에선 85㎡를 비롯한 중형이 120㎡를 웃도는 대형 아파트보다 비싸게 팔리는 기현상마져 벌어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인기를 끌던 대형 아파트가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수요 감소 등으로 중형보다 집값 낙폭이 커졌다”며 “거주 공간이나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한 85㎡ 중형 아파트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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