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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착 의무화 초읽기, ‘TPMS’ 외면하는 국산차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안전과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정부가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장착 의무화에 돌입했지만, 아예 장착이 불가능하거나, 불필요한 옵션까지 패키지로 구매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고급 모델을 구입하지 않으면 TPMS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 사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옵션까지 ‘덤’으로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의무화를 추진하려는 정부와 비용 등의 이유로 확대 적용을 꺼리는 제조사 간의 엇박자 속에 소비자의 불만만 커지고 있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4개사 준중형ㆍ중형급 대표 8개 모델(아반떼, 쏘나타, K3, K5, SM3, SM5, 크루즈, 말리부) 중 TPMS가 전 사양(트림)에 기본 적용된 모델은 르노삼성 SM5가 유일했다. TPMS는 공기압 센서 등을 이용해 타이어의 내부 압력을 감지, 공기압이 부족하면 운전자에게 이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국토해양부는 교통 안전 강화 및 온실 가스 절감 차원에서 올해부터 출시하는 신차는 TPMS를 의무 장착하기로 했으며, 2014년 6월부터는 기존 차량도 모두 의무 장착해야 한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장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SM5 외에 다른 모델은 값이 비싼 일부 고급 사양에만 TPMS를 기존 적용하고 있으며, 기본형 모델 등에는 아예 옵션으로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기아 K3는 최고가 사양인 노블레스에서만 TPMS를 기본 적용하고 있으며, 다른 사양에선 이를 구매할 수 없다.

현대 아반떼 역시 최고가 사양인 프리미엄에서만 기본적용돼 있으며, 모던이나 에비뉴 등에서만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스타일 중 중저가 사양에선 옵션으로도 TPMS를 구매할 수 없다. 한국지엠 크루즈, 말리부 등은 각각 5개 사양 중 중간급인 LT플러스, LT디럭스부터 TPMS를 기본 적용하고 있고, 그 이하 사양에선 구매할 수 없다. 르노삼성 SM3는 전 사양에서 TPMS를 선택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옵션으로 판매할 때에도 패키지로 구성, 원치 않는 옵션까지 추가 구매해야 한다는 점도 논란이다. 국토부가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 기능임에도 이를 편의 사양에 가까운 고가 해드램프, 타이어휠 등과 함께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다. 기아차 K5는 중간 사양인 럭셔리 사양에선 18인치 타이어ㆍ알로이휠과 TPMS를 묶어서 35만원의 패키지를 구입해야 하며, 그보다 비싼 사양인 프레스티지, 노블레스 등에선 HID 헤드램프, 스마트 코너링 램프, 18인치 타이어ㆍ알로이휠 등이 묶여 있는 하이클래스 패키지(70만원)을 구매해야 TPMS를 장착할 수 있다.

현대 쏘나타는 55만원의 스포티 패키지(18인치 알로이휠, TPMS, 패들쉬프트, 분할 시트백 폴딩 뒷좌석)를, 아반떼에선 40만원의 패키지로 17인치 타이어와 휠 등을 함께 구입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는 TPMS를 확대 적용하는 게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이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TPMS를 장착하려면 타티어 세팅부터 차량 튜닝까지 전반적인 제작 단계에서 수정이 필요하다”며 “갑작스레 확대적용하는 건 과도한 부담이다.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2년 전부터 정부가 의무화를 예고한 상황에서 여전히 업계가 패키지 판매 등을 유지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가 의무화를 예고한 옵션이라면 별도로 판매하거나 기본 장착해야 하는데 여전히 업계가 이를 수익 모델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dlcw@heraldcorp.com



<표>

제조사 모델명 TPMS 장착 가능 여부

기아 k5 럭셔리(35만원 패키지), 프레스티지, 노블레스 70만원 패키지

기아 K3 노블레스만 기본 적용

현대 아반떼 에비뉴 40만원 패키지, 프리미엄 기본 적용

현대 쏘나타 기본 적용 없음, 55만원 스포티 패키지

한국지엠 크루즈 LT플러스부터 기본 적용

한국지엠 말리부 LT디럭스부터 기본적용

르노삼성 SM3 구매 불가능

르노삼성 SM5 전 사양에 기본 적용



<자료 제공 각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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