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도운(인천) 기자]남북한 유소년 축구대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대회에 이어 올해 대회에서도 북한팀의 경기 불참이 계속되자, 남북한 스포츠교류를 목적으로 시작된 인천평화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예산을 들여가며 이어갈지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중국 하이난(海南)성에서 열리고 있는 제3회 인천평화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개막일인 지난 24일 북한측의 거부로 중단된 남북한 개막전을 하루 연기한 25일또다시 무산됐다고 26일 밝혔다.
시의 한 관계자는 “평양에서 남한팀과의 경기를 결국 승인해주지 않아 남북간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됐다”며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비공개 형식으로 오늘 남북간 경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대회 개최지에 있는 시 관계자로부터 전해졌지만 결국 경기는 불발됐다”고 말했다.
‘남한팀과 경기하지 말라’는 평양발 통보를 받은 북한팀은 25일 남한팀 대신 태국팀과 경기를 벌여 5대 0으로 승리했다.
오는 27일 폐막되는 이번 대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대해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남북간 경기가 이틀 안에 성사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남북체육교류협회와 하이난성 축구협회가 공동 주관하고 인천시가 후원해 올해로 3번째를 맞는 이번 대회도 결국 북한팀의 일반적인 경기 거부로 대회가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시민 A(55) 씨는 “대회 때마다 계속되는 북한팀의 거부로 남북한 스포츠교류의 본질적인 의미가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인천시에서 예산을 들여 후원까지 하면서 굳이 대회를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정부도 이 대회를 탐탐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제3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라고 해도 북한팀과 축구 경기를 하려면 북한주민 접촉 허가가 필요하다.
정부는 애초 불허했다가 지난 23일 오후 대회 실무 관계자 위주로 접촉 허가를 내줬다.
통일부는 허가를 내주면서 개막식과 폐막식, 개막전에 북한팀과 함께 하지 말고, 최대한 조용히 대회를 치르라고 시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원도 주최로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기념 국제 여자 청소년 축구대회‘에 참가 중인 남한팀도 북한팀과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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