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더불어 새로운 다짐을 원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작년 한해 소비자 대표 키워드는 ‘일상충동’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치열한 취업 경쟁 속에서 확실한 결단을 내리기보단 망설이고 주저하는 충동적인 성향을 고스란히 소비자가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올 한 해는 경기회복과 연봉인상, 이직성공 등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직장인이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 불황을 극복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려는 직장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 대학원의 입학처 담당자는 “경기불황에 따라 간부급 승진이나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특수대학원을 찾는 직장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때문인지 2013학년도 전기 대학원 신입생 및 특수대학원 충원률은 80~9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간호대학원은 모집정원을 채워 100%에 달했다.
이처럼 새해를 맞아 작년 한 해 직장인들 사이에 유행했던 힐링과 멘토링 코드가 가라앉고 다시금 ‘자기계발’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6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기계발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1%가 '현재 정기적으로 시간을 투자하여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즉 직장인 2명 중 1명은 자기계발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온라인 교육 기업 휴넷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문학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수강자가 전년 대비 197% 상승하였다고 한다. 연령을 막론하고 대학생과 직장인 모두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려는 자기계발에 시간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새해 맞아 자기계발서 강세
자기계발 열풍은 사람들의 독서에 대한 결심과 계획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계사년 첫 주, 베스트셀러 순위권은 대부분 자기계발서로 채워졌다. 힐링과 멘토링으로 가득했던 작년과 달리 이번 주는 유명 저널리스트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 인기 강사 김미경의 책 <김미경의 드림 온>, 와튼스쿨 교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등 정통 자기계발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 중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협상법이라는 독특한 키워드로 베스트셀러가 된 케이스라 눈길이 간다. 이 책은 SBS <아이러브인>이라는 강연 프로그램의 저자 특강이 방송된 이후, 최근 다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하여 이목을 끌었다. 와튼 스쿨의 최고 인기 강의를 옮겨놓은 이 책은 자녀의 공부법, 집세를 협상하는 방법, 동료보다 더 높은 연봉 협상법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상법을 알려준다. 또한 세계적인 협상 대가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특유의 거침없고 속 시원한 해결책으로 ‘경쟁력 있는 자기계발’을 제시한다는 평가와 함께 2012년 주요 서점이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새해 첫 주 베스트셀러에 자기계발서들이 강세인 것을 보면, 직장인들이 가진 ‘새 출발’에 대한 희망과 의욕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힐링과 멘토링처럼 타인에 의해 마음을 치유했던 그들은 이제 스스로를 움직여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이 있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아이러브인> 강연에서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책으로만 읽지 말고 당장 밖으로 나가 실행하라!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보람이 없을 것이다.”
사실 자기계발을 목표로 하는 많은 사람들은 ‘마음먹는 것’과 ‘실천’의 차이를 혼동하고 있다. 현대인에게 작심삼일은 “마음먹은 일이 삼 일을 못 가 무너지다”가 아닌 “작심하고 삼 일마다 되새기자”라는 뜻이라는 말도 있듯이 결국 성공을 가르는 한 가지는 바로 자기계발을 통해 실천하느냐 실천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이제는 밖에 나가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한 때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 불황을 이기는 2013년의 자기계발이 가진 힘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