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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주하던 삼성전자 속도 꺾이나…‘올해의 잔치’ 장담 못해
[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삼성전자의 2012년 성적표 자체는 ‘압도적’이다. 불황으로 경쟁사들이 주저앉고 산업 자체가 뒷걸음질치는 가운데에서도 영업이익을 두배나 늘렸다. 분기별 실적도 쉼없이 전진했다. 환율 영향으로 약 3600억원 가량의 영업익 감소효과가 없었다면 4분기 영업익이 9조원대를 기록할 뻔 했을 정도다.

모든 사업부가 더 강해졌다. 주력인 IM(무선통신)부문은 4분기에도 5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난한해 총 19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전체 영업이익 70%를 책임졌다.

CE(소비자 가전) 부문은 산업이 역성장하는 가운데에서도 역시 두배 가까이 성장했고, 다소 부진하던 반도체도 하반기 들어 체질개선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며 4분기 1조4200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지난해 4분기의 1조3100억원 보다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것으로 본다. 36조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전망하는 이도 많다. 세계경기 회복 흐름과 함께 전반적인 수요가 지난해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부담이 되던 애플과의 소송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 판정 재심의 결정 등으로 새 돌파구를 찿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무한질주’를 기대하기에는 최근 상황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 실적이 애플에 이어 지난해로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도 축제 보다는 오히려 가라앉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과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장 1분기 이익의 규모는 전분기보다 꺾일 가능성이 크다. 계절적으로 가전제품의 비수기 인데다, 애플과의 소송 1차 판결 결과가 나오면서 충담금의 규모가 결정되는 등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3~4월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S의 다음 모델도 전작보다 힘든 싸움을 벌어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세가 둔화되는 데다, 보급형 제품들의 등장으로 가격 경쟁은 심화될 것이 뻔하다. 소니, 노키아 등 전통의 강자들이 절치부심 후 새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또 다른 캐시카우인 평판TV 시장은 올해도 제자리 걸음 가능성이 높고, 시스템 반도체 부문 역시 미국 오스틴의 공정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는 하반기에야 본격적인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등 과제가 많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올 한해는 얼마나 많이 파느냐 못잖게 이익률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사업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일정수준 이상에 오른 만큼 이를 추가적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세계의 부자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삼성전자 스스로가 없던 시장을 창출해내야하는 상황이다.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는 원화강세는 또 다른 변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결제 통화 다변화로 환율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달러는 물론 엔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모두 원화가 강세흐름이어서 연간 3조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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