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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기내 협회규모 2배 늘리고…금융지원 기준 문턱 낮출 것”
신임 여성경제인협회장 이민재 엠슨 대표
강제력없는 여성기업 공공구매비율제
낮은 가입률따른 미미한 존재감 때문
여성 창업 신용대출 확대도 중점 추진


“협회 규모를 배 이상 키워 여성 기업인이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제7대 신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으로 선출돼 30일 취임식을 앞둔 이민재(68ㆍ사진) 엠슨 대표는 협회의 위상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여성기업이 125만여개에 달하지만 협회에 가입한 비율이 15% 정도에 불과하다”며 “임기 중에 34%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적은 숫자로 인해 협회의 존재감이 작다보니 여성기업 경영을 지원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여성기업 제품 공공구매비율제도. 2009년 말 도입된 이 제도는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에 물품이나 용역의 경우 구매총액 중 5%, 공사의 경우 3%를 여성기업으로부터 구매하도록 했다. 그러나 실상은 유명무실하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데다 꼭 여성기업 물품을 사야 한다는 인식도 없기 때문. 이 회장은 협회의 규모가 커지고 존재감이 생기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 창업자에 대한 신용대출 확대도 중요한 사업목표다. 주로 규모가 작은 사업을 영위하는 창업 여성은 신용 대출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 이 회장은 “여성 경영인들은 남성에 비해 세심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아 리스크가 낮은 만큼 여성기업에 대해 좀 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주도록 신용보증기금 등 관계기관에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40대였던 1987년 특수 용지를 수입하는 엠슨을 세웠다.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이 갑작스레 퇴직했기 때문. 사업 초반에는 거래선 하나 트기도 쉽지 않았다. 남성 경쟁자들이 술 접대도 하고 함께 목욕하러 가면서 상대 업체와 친해지는 사이 자신만 소외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몇 푼이나 번다고 사업을 하냐. 집에나 가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이 회장은 “그럴 때마다 오기가 났다. 남들 한 번 찾아갈 것을 두세 번, 많으면 10번도 찾아다녔다”고 술회했다.

편견 속에서도 성공한 사업가로서 느낀 여성 경영인의 장점에 대해 물어봤다. 이 회장은 “여성은 소비자와 상대 회사에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고 대화에도 능하다”며 경영인으로서 여성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가정을 관리해 온 여성의 특성상 작은 문제도 소홀히 하지 않고 챙기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최근 이슈가 된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김대중 정부 시절 공공기관 여성 임원 30% 비율을 명문화했지만 당시에는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이 절대적으로 적어 정착되지 못했다”면서도 “여성이 사회에 적극 진출한 지금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30%는 물론 그 이상도 실력으로 여성이 차지할 수 있다는 것. “여성들이 육아와 일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30대에 회사와 국가가 물심양면으로 돕는다면 성공한 여성 임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후배 여성 기업인들에겐 “내가 잘하는 것, 행복을 느끼는 것을 하라”고 충고했다. 덧붙여 “창업을 할 땐 충분한 시장조사로 데이터를 모으고 3년 이상 적자를 보더라도 버틸 수 있는 자본금으로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신중한 경영을 당부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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