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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천의 맛집] ‘유기농쌈밥 산아래’ - 탱글탱글한 우렁이가 그대로 보약 처럼
[헤럴드경제=남민 기자]제천의 고갯길 눈 덮인 박달재를 멋지게 관광하고 점심식사할 곳을 물색했는데 박달재에서 약 10분 거리의 유기농 쌈밥집을 첫손으로 추천받았다.

쌈밥이야 어디든 있을 법 한 식당이라 다른 걸 다시 추천받았지만 한번쯤은 먹어보고 판단하는 것도 괜찮다길래 일행과 함께 향했다. 박달재에서 봉양 쪽으로 내려가다 봉양농협 근처서 우회전하니 철길을 건넌다. 그 길로 곧장 들어가면 산기슭에 ‘유기농 쌈밥 산아래’라는 식당이 나온다.

일하던 강은순 대표가 홀에서 마주치자 반갑게 맞이한다. 홀은 시골집 같이 아담하고 정겹게 꾸며놨다.

이 식당은 화학비료에 찌든 채소는 일체 사절이라고 했다. 시중의 저렴한 쌀도 엄두조차 못낸다. 말로만 유기농 내세우는 집과는 식재료가 근본적을 다르다. 어디서 어떻게 재배됐는지도 모르는 식자재는 절대 사절이다.


건강을 위해 오로지 식재료의 안전과 영양 그리고 맛이라는 3가지 목적만 생각하고 제공한다고 했다. 그리고 일일이 근거를 대보이기까지 한다. 우리는 일단 먹어보고 판단하자며 얼른 주문부터 했다. 강 대표님은 국산 우렁이로 맛을 낸 우렁쌈밥을 추천했다. 갓 볶아서 나온 우렁이, 그 씹히는 맛이 참 부드러웠다. 양도 듬뿍이다.

다양한 야채를 풍성하게 차렸고 쌈장이며 각종 반찬도 모두 유기농 재료만을 썼다고 한다. 상을 차리면서 설명도 상세하게 해준다. 과연 상추ㆍ고추 등 모든 야채는 흙기운을 먹고 자라 청정빛깔 그대로다. 식탁은 정갈하게 차려졌다. 옆좌석 손님들은 싱싱한 야채와 삼겹살로 파티하고 있었다.

이 집은 ‘국가대표 농부’ 이해극 선생이 20년 유기농 야채를 제공하는 집이다. 우선 쌀부터 시중쌀의 두배 가격의 고급쌀만 쓴다. 밥맛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강은순 대표께 여쭤봤다. “이렇게 해서 채산성이 있나” 했더니 우리 스스로가 먼저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이 방법 외에는 달리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건강이 우선인건 말할 것도 없다.

강 대표는 전국의 20여개의 친환경 농산물 우수식당들은 자연을 살리고 인간을 살리는 최전선의 일로 생각하고 우리는 그 작은 임무의 한 부분을 실천하고 있음을 보장한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모든 식재료의 구입처를 공개, 직거래로 자연을 살리는 ‘산아래’임을 강조했다.


상에 올리는 계란은 무항생제 인증보다 윗 단계인 복지인증을 받은 자연방사 유정란이다. 마늘은 무농약, 고춧가루 양파 무 대파 참기름 들기름 등 양념류도 죄다 유기농법으로 키운 재료로 쓴다. 콩나물은 국산 무농약 재료다.

잠롱 전 방콕시장도 여기와서 감탄하고 갔다고 한다. 산 속에 있지만 유명인사들도 제법 찾아온다고 했다. ‘자연치유의 도시’ 제천에서 챙겨먹기 딱 안성맞춤인 식당이었다.

산아래 식당은 2006년 오픈해 농림부에서 13번째 친환경 농산물 우수식당으로 지정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 만큼 중국산 고춧가루와 마늘 수입대두 등으로부터 안전하다는 합격점을 받았다.

TV 등 이미 매스컴도 많이 탄 강 대표는 필자의 손을 잡아끌고 가더니 야채 쌀 식재료 등을 직접 보여주며 자신있게 설명해주기도 했다. 강 대표는 특히 10여 가지의 친환경 유기농쌈을 기본으로 유기농 백미와 발아현미를 이용해서 소육다채(少肉多菜)의 섭생을 통해 서구화된 음식문화를 바로 잡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2011년 경기도 남양주에서 열린 세계유기농대회에 3개의 친환경 우수식당으로 초대돼 국내외 내빈들에게 음식을 소개했고, TV의 무한지대큐, 화제집중, 6시 내고향 등 프로에 소개돼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이를 갖고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건강식과 입맛으로 승부를 걸기 때문에 굳이 내놓고 홍보할 생각을 안했다고 했다.

‘자연치유의 도시’ 제천에 오면 꼭 들러볼 가치가 있는 식당이었다.

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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