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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개혁추진단 ‘손톱 밑 가시’ 1건 빼려고 하루 30km씩 뛰었다…‘월드클래스’ 추진단, 5년 성과 살펴보니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거둔 성과는 소중히 관리하고, 미진한 부분은 다시 개선하면 될 일이다.

지난 2008년 4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출범시킨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은 24일 의미있는 책자를 발간했다. 이명박(MB) 정부 초기부터 현재까지 추진단이 일군 ‘5년간의 규제개혁 성과’를 책자를 통해 되돌아본 것이다.

성적표는 우수했다. 규제해소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한 과제는 총 3076건. 이중 1866건이 받아들여졌다. 수용률이 60.7%나 됐다. 정부와 협의한 10건 중 6건의 개선을 관철시킨 것으로, 5년간 기업활동을 저해한 굵직한 대못규제부터 손톱 밑 가시규제까지 총 1866개를 빼낸 것이다.

다만 외국인근로자 고용인원 확대 등 일부 현안들은 개선을 이루지 못해 차기정부에서의 조율이 과제로 남게 됐다.

▶5년간 1800여 규제 해소, 글로벌도 인정=“규제개혁은 한국이 미국을 앞서 간다.”(크리스토퍼 귀스 미국상의 본부장)

“한국의 규제개혁 사례를 배우고 싶다. 조언을 부탁한다.”(그렉 두로셔 캐나다 캠브리지상의 회장)

2011년 ‘경제계 UN’이라 불리는 세계상공회의소총회(WCC)에서 나온 한국의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에 대한 평가다. 추진단의 활약을 세계도 인정한 것이다. 이 회의에서 추진단의 규제개혁 활동은 전세계 5대 기업지원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추진단은 실제 5년간 발로 뛰었다. 기업애로를 발굴하기 위해 공식 개최한 간담회는 지역별 125회, 업종별 330회. 이동거리만 5만4218㎞로 지구 한 바퀴 반에 육박했다. 규제 개선 1866개는 20여명의 추진단 전담인력이 하루평균 규제 1건을 풀었다는 의미이며, 매일 판 발품만 30㎞에 달한다.

5년간 개선된 규제는 창업ㆍ입지규제(282건)가 가장 많았고, 이어 노동ㆍ안전(257건), 주택ㆍ건설(232건), 금융ㆍ세제(199건), 환경(161건) 순이었다.

추진단은 “출범 초기에 창업ㆍ공장입지나 환경ㆍ건설 관련 규제 건의가 많았고 이중 상당수가 개선됐다”며 “최근에는 유통물류, 관광, 금융 등의 서비스업 건의나 전업종을 포괄하는 노동관련 건의가 늘고 있는 만큼 새정부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추진단에 가장 많이 건의한 과제는 ‘외국인근로자의 최저임금 차등적용’(21회ㆍ미개선)이었다. 이어 ‘공장 건폐율 제한 완화’(16회ㆍ개선), ‘외국인근로자 고용인원 확대’(15회ㆍ미개선), ‘플라스틱 폐기물부담금 인상에 대한 기업부담 완화’(12회ㆍ개선), ‘기간제 및 파견제 근로자 사용기간 확대’(11회ㆍ미개선)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75.5% “경영에 도움됐다”=2008년 소규모 플라스틱 제조업체 A사는 추진단에 하소연했다. 2007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부담금으로 매년 2500만원을 냈는데, 부담금이 1년새 5배나 올라 한해 1억여원을 납부해야 했던 것. 추진단은 즉시 환경부를 찾았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결국 2010년 12월, 관련 법 시행령이 개정돼 매출액 200억 미만의 중소 플라스틱 제조업체(전체 부과대상 업체의 72%)에게는 2011~2013년 폐기물 부담금액의 50% 감면조치가 취해졌다. 약 1200여개의 기업이 2013년까지 380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추진단의 규제개혁 활동은 이같이 기업에게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추진단에 기업애로를 건의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난 5년의 규제개혁 활동이 경영활동에 도움이 됐는지’를 물은 결과, 75.5%의 기업이 ‘그렇다’고 답했다. 규제개혁 만족도도 2009년(38.9%) 이후 2010년 41.6%, 2011년 46.4%, 2012년 47.3%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동근 규제개혁추진단 공동단장(상의 부회장)은 “현 정부에서 시범적으로 설치 운영된 추진단이 많은 기업과 전문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새정부에서도 추진단이 계속 존속돼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손톱 밑 가시를 빼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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