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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 패러독스? 짧은 연휴, 불황 덕에 선물 수요 급증…설 초반 경기 순항
[헤럴드경제=도현정ㆍ김상수 기자]극심한 불황중에 맞는 명절이지만 유통업체와 택배업체의 실적으로 본 초반 경기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업 고객과 알뜰족들이 명절 선물 할인 받을 수 있는 예약판매 쪽으로 일찍부터 움직여, 초기 선물 판매 실적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번 설 연휴가 짧아 선물을 보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초반 설 경기를 끌어오고 있는 요인이다. 택배업체들은 택배 대란을 우려해 명절 선물을 일찍 보낼 것을 권했다. 유통업체들은 24일부터 본격적인 설 선물 판매에 들어간다.

이마트가 지난 4일부터 21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예약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8.1%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개인 구매 고객의 증가다. 예약판매는 선물세트를 카탈로그만 보고 미리 주문하는 것이어서 보통 여러개의 선물을 구매하는 기업 고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그러나 예약판매 이용객 중 지난해 4.9%에 그쳤던 개인 고객의 비중이 올해는 8.0%까지 증가했다. 예약판매를 이용하면 품목에 따라 10~30%까지 할인된 가격에 선물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알뜰 구매객들의 예약판매 이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의 예약판매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3%나 증가했다. 불황일수록 잘 나간다는 1만원대 실속형 선물세트가 194.9%나 판매가 늘었고, 9900원짜리 초특가 선물은 판매 실적이 전년보다 4배나 급증했다. 기업, 개인 할 것 없이 실속형 저가 선물세트를 최대한 저렴하게 확보하는 일에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온라인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옥션이 지난 14일부터 기업 고객들을 겨냥해 1만원대의 초저가 선물세트를 1인당 30개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세일을 진행하자, 해당 상품들이 매진 행렬을 이루고 있다. 동원참치 선물세트는 판매 시작 12분만에 준비 수량이 매진됐고, 롯데햄선물세트는 7분만에 3000개 수량이 모두 팔렸다. 옥션은 세일 기간 판매분 중 70% 가량이 기업 고객, 30%는 개인고객 비중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찍부터 달아오른 명절 경기 덕분에 택배 업체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CJ GLS는 올해 설 물량이 지난해보다 12% 가량 증가한 가운데, 역대 최대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하루 최대 150만 박스가 넘는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 4000여대의 택배 차량을 추가 투입하는 등 대목 준비에 한창이다. 택배 업체들은 이번 설 연휴가 짧아 귀성길에 오르지 않고 선물만 보내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 GLS 관계자는 “연휴가 짧아 귀성길 대신 택배 선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폭설과 한파 등 이상기후도 많아 빨리 택배를 보내는 게 좋다”라고 전했다.

한편 유통업체들은 명절을 2주 가량 앞두고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설 선물 판매에 들어간다. 이마트는 오는 25일부터 청과와 수산, 정육 등 신선식품과 가공, 생활용품등 총 1000여종의 선물세트를 전 점에서 판매한다. 지난 추석보다 전체 상품수를 20품목 가량 줄였다. 대신 초저가 상품군은 시세보다 30% 저렴한 가격대로 준비했고, 프리미엄 상품군은 200여품목으로 늘렸다.

롯데마트는 24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설 선물세트를 최대 30% 저렴하게 구성해 전 점에서 판매한다. 불황기에 관심이 많아지는 가공식품 및 생활용품 선물세트는 1만원대 이하의 초저가 선물을 작년보다 2배 이상 늘려 110만개 가량 준비했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이번 설에도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실속형 알뜰 소비 성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돼, 저렴한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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