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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백혈병 피해자 단체 … 6년만에 접점 찿나
[헤럴드 생생뉴스]6년간 이어져오던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문제가 마침내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삼성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22일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의 대화 제의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의미와 의지를 다지며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역시 대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려 를 불식시키고 책임지는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말 백혈병 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인 피해자 유가족에게 법원의 조정을 제안한 데 이어 11월 말 삼성전자 DS부문 김종중 사장을 통해 대화를 제의한 바 있다. 이를 피해자 단체가 받아들인 것이다.

삼성 직업병 문제는 지난 2003년 처음 불거졌다.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3년 정도 일한 여성노동자 황유미 씨(당시 23세)가 2007년 3월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다.

황씨의 부친이 반도체 피해노동자로는 최초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하는 등 피해보상에 나서고, 그해 11월 꾸려진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나중에 지금의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건강과 인권지킴이)으로 발전했다.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자 황씨 등 5명의 피해자 유족이 2010년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유사한 피해 사례 신고가 늘고 사회적 파장도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행정소송에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한편 안팎의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업병 인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은 지루한 공방을 이어갔다.

그러다 서울행정법원이 2011년 6월 황씨 등의 백혈병 발병이 반도체 사업장의 유해작업환경과 관련이 있다며 산업재해로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태는 중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삼성은 두 달 뒤인 그해 8월 반도체·LCD 사업장에서 일하던 임직원이 퇴직 후 암에 걸리면 10년간 치료비를 지원하고 사망시 위로금을 주는 자체 지원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도의적인 지원임을 강조하면서 직업병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항소심 소송 중인 피해자 유가족에게 법원의 조정을 제안한 데 이어 정식으로 대화를 제의했다. 이어 대화 제의를 공식적으로 하라는 반올림의 요구를 받아들여 최근 답변서를 보내고 반올림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대화가 극적으로 성사됐다.

삼성은 그간 피해자 유가족과의 개별적인 대화 통로는 열어두면서도 반올림을 공식적인 협상 파트너로는 인정하지 않아왔다. 그런면에서 최근의 변화는 큰 진전이다.

대화에 앞서 삼성전자의 산업재해 인정과 선(先) 사과가 필요하다던 반올림도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사실상 조건 없이 대화에 임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6년 가까이 평행선을 달려온 삼성 직업병 문제가 이번 협상을 계기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산업재해 인정을 받기 위한 소송은 이번 협상과 무관하게 지속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웠으며 삼성도 암묵적으로 이를 받아들인 상황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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