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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값 인상 반대? 현장 가봐라”
노영돈 현대로지스틱스 사장
내부 반발 분위기에 일성


“현장에 가봐라. 택배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

‘현장통’ 노영돈<사진> 현대로지스틱스 사장이 택배값 인상을 반대하는 임직원에게 던진 말이다. 업계 최초로 현대로지스틱스가 택배값을 올리겠다고 공식 발표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가 모두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고객사의 눈치 때문에 공론화하지 못했던 화두이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된 데에는 노 사장의 ‘현장 중심 경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2일 현대로지스틱스 고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택배값 인상을 발표하기까지 내부 반발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가격 인상을 공개하면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노 사장은 내부 회의에서 “일주일에 수차례씩 2년 동안 현장에 나가고 있는데, 그 결과 단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현장에 가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고 반대하는 직원들을 설득했다. 또 “택배기사의 생존을 위해서, 고사 직전의 택배업계를 살리고 장기적으로 택배 서비스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이려면 택배가격을 올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 사장의 강경한 입장에 결국 택배가격 인상을 발표하게 됐다는 게 현대로지스틱스 측의 설명이다.

지난 20일 현대로지스틱스는 신규 고객이나 재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택배가격을 500원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택배 평균 단가는 2000년 3500원에서 10여년이 지난 지난해 2460원 내외로 1040원이 오히려 떨어졌다. 출혈 경쟁에 따라 가격 동결이 아닌 가격 인하 경쟁이 펼쳐지면서 택배기사 처우 논란, 서비스 품질 논란 등이 불거졌다. 노 사장은 “굳이 500원이란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택배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내심 불안해 했던 현대로지스틱스 측은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가격 인상 발표 이후인 지난 21일 사무실에는 일선 택배기사의 격려 전화가 종일 쇄도했다.

다만 고객이 체감할 만큼 택배값이 실제로 인상된 이후의 반응과 업계의 동참 여부가 남은 과제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현재 개인 고객 대상의 택배단가는 인상할 계획이 없으며,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가격만 우선 올린다는 입장이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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