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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장 달고 싶은 회장님들’ …각종 체육 단체장 선거에 재계 들썩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연초부터 회장직에 도전하는 회장님이 쏟아지고 있다. 다음달까지 대한체육회 산하 가맹단체 회장선거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계 그룹 총수 및 대기업 회장들이 대거 회장 선거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단독 출마한 대부분의 회장들은 일단 통큰 지원(?)이 가능한 ‘기업인 회장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덕분에 사실상 당선이 확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회장들은 복수의 후보자가 등록, 회장직을 위한 치열한 경선이 불가피하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11대 대한양궁협회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대의원 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할 경우 정 부회장은 지난 2005년 9대 회장에 오른 이후 세번째 회장직을 맡게 된다.

정 부회장은 특히 아버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부자(父子)가 한궁 양궁계를 이끌어 주목을 받는다. 정 회장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2~5대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다. 그는 협회장과 명예회장을 맡으면서 300억원 이상을 투자, 한국 양궁을 명실공히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린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런던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과 1개의 동메달을 선사한 양궁 대표선수단에게 16억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한 바 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대한체육회장을 맡는 등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탓인지, 범현대가(家) 회장들의 협회장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이번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 나섰다. 오는 25일 대의원 총회에서 선출하는 22대 회장 자리를 놓고 현(現) 회장인 박갑철 회장과 맞붙었다. 정 회장은 지난 1994년 설립된 만도 위니아 아이스하키단(현 안양 한라)을 약 20년간 운영해 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본선 진출과 50억원 투자를 공약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도전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스포츠인데다 연간 10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다루는 이른 바 ‘축구대통령’ 선거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김석한 전 중등축구연맹 회장,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번에 단독 출마한 최태원 SK 회장은 대한핸드볼협회장 연임이 거의 확실하다. 핸드볼협회는 2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16개 시도 핸드볼협회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받으면 앞서 23대 회장을 맡았던 최 회장은 4년 더 대한민국 핸드볼을 책임지게 된다.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대한사이클연맹 회장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대한사이클연맹은 오는 21일 오후 대의원총회를 열고 제 25대 회장을 선출한다. 단독 출마인데다 사이클에 대한 구 회장의 애정이 남달라 연임이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대한탁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 사실상 연임이 점쳐지고 있고, 손길승 SK텔레콤 명예 회장도 대한펜싱협회 회장 차기 선거에 단독 출마해 연임이 유력한 상태다.

삼성가(家)에선 이건희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이 제29대 대한빙상연맹 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했다.

이 처럼 그룹 총수 및 회장 등이 대거 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이유는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 및 지원이라는 명분, 각종 대회 참석과 국민적 지지라는 실리를 함께 챙길 수 있어서다. 전경련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대한체육회 소속 58개 연맹 중 27개(47%) 종목 협회장이 기업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해당 종목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에 회장직을 맡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양궁의 사례에서 볼 수 있 듯 비인기종목의 경우 ‘기업인 회장’의 지원이 아직까지는 필요하다는 인식이 많다”고 말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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