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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카로운 LG, 차분한 삼성 … 공수교대한 전자 라이벌
[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전자업계의 맞수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날선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입장이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공격적인 제품 출시와 문제제기로 여느때보다 날카로운 입장인 반면, 삼성전자는 차분하게 자기 갈 길만 가면서 이전과 ‘공수교대’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양사가 처한 상황을 반영한 변화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 14일에는 LG전자가 서울남부지법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허위광고에 대한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허위광고를 내보낸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의 소송이다. 지난해말 법원이 LG전자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후속 조치 차원의 민사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예측됐지만 손해배상청구액의 규모가 예상보다 상당히 크다.

소송의 시점도 절묘했다. LG전자는 지난 11일 남부지법에 소장을 제출했다. LG전자의 냉장고 사업본부장인 조성진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2013에 참석중인 시점이다. 조사장은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삼성전자의 허위광고에 대한 추가 대응을 묻는 질문에 “법무팀이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즉각적인 대응은 없을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달라진 LG전자의 모습은 여러곳에서 감지된다. CES2013에서 나란히 곡면형 OLED TV를 공개한 뒤에도 “삼성 제품의 두께가 두껍다”거나 “3D 기능에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는 식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보다 훨씬 차분한 대응 양상을 보였다. OLED TV의 두께 논쟁에 대해서는 “두께가 뭐가 중요한가”, “더 얇다고 고객들이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과거 LCD TV 시절, 삼성전자가 얇은 두께를 강조하면, LG전자가 두께는 중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던 전례와 비교하면 공수가 뒤바뀐 모습이다.

이같은 변화는 양사가 처한 상황과 관계가 깊다. LG전자는 충분한 기술력과 품질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년간 마케팅 경쟁에서 밀리면서 충분한 성과를 거둬들이지 못했다. 이제는 턴어라운드를 해야하는 시기인 만큼 전보다 공격적으로 마케팅 전쟁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들어 OLED TV나 UHD TV, 스마트 가전 등에서 한 발 앞선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공세를 강화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반면 삼성전자는 질적 변화를 꾀하는 시기라는 평이다. 스마트폰은 물론 반도체, TV 등의 부분에서 이미 시장점유율로는 어느정도 정점에 달한 만큼 다음 차원의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글로벌 고객들을 사로잡아 영업이익률을 더 높이고 시장을 더 키우기 위해서는 경쟁사와 다투기 보다는 스스로 솔루션을 내놔야 하는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스마트 흐름이 양사 모두에게 사운을 건 중요한 시기가 되고 있다”면서 “최근의 변화는 양사의 이러한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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