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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김호원> 다윗과 골리앗 그리고 지식재산권
중소기업은 국가 경제의 중심축으로,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에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지식재산은 중소기업의 핵심역량을 보호하고 대기업과의 협상력을 높이므로, 이러한 시스템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는 경제민주화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주체 간의 조화가 필수이며, 이를 위해 정부는 동반성장위원회를 설립하고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좀처럼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듯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거대 자본의 대기업은 태생적으로 중소기업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영원히 경쟁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자본의 속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기업을 극복할 수 있다.

자본은 토지, 설비 등의 유형자본과 지식재산 등의 무형자본으로 나뉘는데, 무형자본의 대표격인 지식재산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에 특히 유리하다. 또 돌비나 인터디지털과 같은 특허관리전문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동일 분야 제조기업의 5배 이상일 정도로 지식재산은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기업 경쟁력을 높여 주며, 외부 위협에 대해 방어적으로 혹은 공격적으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면 지식재산의 어떠한 특징이 중소기업에 더 적합한 것일까. 이는 다음의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지식재산은 법적 보호범위가 유형자산보다 훨씬 더 넓다. 지식재산법은 물건뿐만 아니라 방법 및 비즈니스 모델도 보호하고 있으므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아이템을 가진 중소기업은 거대자본으로부터 완벽히 보호될 수 있다. DVD 대여 업체인 미국 넷플릭스(Netflix)가 좋은 예이다. 벤처기업 넷플릭스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DVD 우편 대여 및 반납 방법)을 특허로 보호함으로써 불과 수년 만에 직원 수 7만여 명의 거대 기업인 블록버스터(Blockbuster)를 꺾을 수 있었다.

둘째, 동일한 지식재산이라도 중소기업이 보유할 경우, 대기업이 보유하는 것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지식재산의 가치는 시장규모에 비례하는데 만약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어떤 제품에 대해 각각 한 개씩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중소기업의 100배라면, 해당 특허를 침해하는 제품의 수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100배가 되므로 특허 분쟁 시 중소기업의 특허가 100배 더 강력한 힘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지식재산은 전략적 출구로 사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거나 산업의 패러다임이 불리해지면 현실적으로 출구전략을 선택해야 할 경우도 있다. 문제는 어떻게 나가는 가인데, 지식재산을 잘 갖춘 기업이라면 ‘화려하게’ 퇴장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기업 중 90%가 인수ㆍ합병(M&A)되었다는 사실은 전략적 출구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상대로 맞설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강점을 전략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다윗이라는 중소기업이 지식재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골리앗이라는 대기업과 당당히 경쟁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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