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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속65㎞ 깜짝 고속주행…공중부양한듯 조용
현대로템 ‘미래형 전차’ 무가선저상트램 직접 타보니
매연·소음 없는 첨단집약체
배터리 장착해 선 필요없고
보도블록 높이 승하차 편해

수원시 2017년 운행 계획
세계 400여곳 수출도 기대



옛 향수를 자극하는 서울 종로거리의 전차, 흑백영화에서나 봄직했던 전차가 부활한다. 외관만 기존 전차의 형태를 유지할 뿐, ‘심장’부터 ‘뼈대’까지 모든 걸 첨단 기술로 중무장했다. 현대로템의 친환경 무가선저상트램이 그 주인공이다.

트램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산 기차를 대표하는 현대로템도 친환경 무가선트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해 국내를 넘어 세계를 달릴 국산 기차의 미래이기도 하다. 

충북 오송 철도기지창에서 현대로템 관계자가 무가선저상트램을 점검하며 시범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지난 3일 충북 오송 철도기지창에 도착하자 일반 도로처럼 꾸민 길 위에 서 있는 트램이 눈에 들어왔다. 다섯 량이 줄지어 길게 연결된 모습이 마치 계사(巳)년 새해를 떠올리게 했다. 최진성 무가선저상트램 기관사는 “1㎞가량 되는 시범운행 도로를 계속 왕복하며 충전시간, 속도 등을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가선저상트램은 말 그대로 선 없이 충전으로 달리는 저상트램이다. 기존 전차와 달리 노면과 실내 바닥의 높이가 30~35㎝에 불과해 별도로 역사를 지을 필요가 없다. 기존 도로를 활용할 수 있으니 건설비ㆍ운영비가 지하철의 8분의 1, 경전철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전기로 운영되기 때문에 매연도 없다. 기존 트램의 문제였던 복잡한 고압가선도 사라졌다. 배터리로 충전해 달리는, ‘전기자동차의 트램화’라고 보면 된다. 곽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무가선트램연구단장은 “비용 절감이나 친환경성, 미관을 해치는 가선 구조물이 없다는 점에서 가장 선진적인 교통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무가선저상트램을 탑승해보니 무엇보다 편리한 승ㆍ하차가 눈길을 끌었다. 보도블록 높이로 트램에 탑승할 수 있으니 장애인 등 교통 약자도 쉽게 트램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현대로템 측은 “트램 바닥에 있던 각종 구동장치를 지붕 위로 올리는 저상대차 기술로 차량 높이를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65㎞/h까지 고속주행도 가능했다. 차량이 속도를 줄이자 기관사 운전석에 -22.5, -16 등의 숫자가 나타났다. 박성수 무가선저상트램 시운전담당 대리는 “그 수치만큼 감속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들어가는 각종 첨단 기술이 트램에도 모두 적용된 셈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첨단기술이 적용된 무가선트램의 운전석.

한국철도기술연구원, LG 화학 등과 함께 차량을 개발한 현대로템도 무가선저상트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트램을 운행하고 있는 도시는 전 세계 400여곳에 이른다. 수출 시장이 그만큼 거대하다는 의미이다.

특히 충전능력이 중요한 무가선 트램의 경우 2차전지 기술이 발달한 한국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무가선 트램을 상용화한 도시는 프랑스 니스가 유일하다. 니스 노선 역시 기술적 한계 등으로 전체 구간 중 1㎞만 무가선으로 운행하고 있다.

곽 단장은 “기존 유가선 트램을 무가선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과 철도연 등 무가선트램연구단은 시험운행을 거쳐 2015년부터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미 수원시가 2017년 운행 계획을 밝히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곽 단장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노면전차 활성화 법안 등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무가선저상트램이 세계 트램 시장을 이끌 국가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송=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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