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말 시상식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레이션 무대였다. 특히 지난 12월 29일 오후 8시 45분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4시간 30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SBS ‘2012 가요대전’은 콜라보레이션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의 무대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가요 시상식 중 최초로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도입해 각 그룹의 멤버들이 뭉친 프로젝트 팀을 꾸미며 기존의 시상식과 차별을 뒀다.
우선 2AM 조권 정진운, 엠블랙 지오이준, 인피니트 우현 호야, 틴탑 니엘-엘조, 비스트 이기광 양요섭은 다이나믹 블랙과 드라마틱 블루라는 보이그룹으로 나눠 각각의 끼를 과시했다.
씨스타 효린 보라, 포미닛 현아 가윤, 시크릿 전효성 한선화, 애프터스쿨 리지 나나, 카라 니콜 강지영은 미스틱 화이트와 데즐링 레드라는 새로운 걸그룹으로 재탄생됐다.
특히 효린 & 전효성 & 현아 & 니콜 & 나나로 이뤄진 데즐링 레드는 가히 섹시함의 극치를 보여 준 무대였다는 평이다. 국내 최정상급 걸그룹의 섹시 멤버들이 모두 모였다는 점만으로도 이들의 존재감은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다.
아울러 이들이 선보인 ‘이사람’ 역시 용감한 형제 특유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곡으로,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2012 MBC 가요대제전’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무대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투애니원과 이하이, 빅뱅은 YG 특유의 신나는 퍼포먼스로 무대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특히 투애니원과 이하이의 무대는 콜라보레이션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이다. 각자의 개성이 강해 쉽사리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이들은 예상외의 조화로운 무대를 꾸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이하이의 데뷔곡 ‘1,2,3,4’와 투애니원의 ‘아이 러브 유(I Love You)’ 무대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콜라보레이션으로 음악 팬들을 즐겁게 했다.
‘2012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아이돌, 아티스트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아이돌과 아티스트들의 합동무대가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효린과 케이윌, 에일리는 각각 기타리스트 박주원, 피아니스트 권순훤, 첼리스트 김규식과 호흡을 맞추며 신선함을 선사했다.
효린과 케이윌, 에일리는 그동안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기존 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한 끼를 마음껏 발산하며 색다른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 해 가요방송에서는 아이돌 뿐만 아니라 트로트 장르에서도 콜라보레이션 열풍이 불었다. 박현빈과 오정태는 지난 12월 31일 오후 10시부터 방송한 ‘2012 KBS 트로트 대축제’에서 ‘춘향아’ 무대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날 오정태는 박현빈의 곡 ‘춘향아’에 맞춰 코믹한 분장으로 등장, 특유의 개그감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박현빈 역시 이미 검증된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아울러 이날 무대 마지막에서는 오정태가 박현빈의 볼에 뽀뽀를 하는 다소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설운도 역시 아이돌그룹 지아이엠과 ‘추억 속으로’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무대는 설운도의 구수한 가창력과 지아이엠의 화려한 랩핑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콜라보레이션은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수많은 가수들을 통해 재탄생됐다. 이는 높아진 대중들의 시선에 맞추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올 2013년도에는 또 어떤 콜라보레이션 무대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건욱 이슈팀 기자 / kun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