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16개월만에 1070원대 붕괴
재정절벽 타결 기대감에 가속기업 수출 경쟁력 악화 우려
연초 부터 환율 하락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새해 첫 외환시장부터 원/달러 환율이 1060 원대로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6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9월6일 1069원 30전 이후 약 16개월 여 만이다. 원화 강세(환율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국내 수출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오전 10시에 개장한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60원 떨어진 1066 원을 기록했다. 시장은 이미 이날 환율 하락을 예견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담을 줬던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기 때문이다. 미 백악관과 공화당은 연소득 40만달러 이상이면 소득세를 현행 35%에서 39.6%로 인상하고, 재정지출 자동삭감조치를 2개월 뒤로 미루는 데 전격 합의한 바 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재정절벽 이슈 해소에 따른 투자 심리 개선이 환율 하락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1일 발표된 12월 무역수지가 20.3억달러로 시장전망치를 밑돌았고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있어 낙폭이 제한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시작된 원화 강세는 올해 전체를 통틀어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주요국의 통화 부양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원화가 국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주요 기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의 ‘바닥’을 1000~1050원 가량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원/달러 환율 최저선을 1000원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2013년 연평균 환율을 1050원으로, 최저치는 1020원으로 각각 예측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