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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8년산 최고령 세탁기여, 응답하라

부산 사는 주부 35년째 이용
77년산 금성제품이 현재 1위
LG전자 이벤트 31일 마감


여기 낡은 세탁기가 한 대 있다. 요즘은 번쩍이는 외관과 한 번에 이불 두 채를 빨 수 있는 큰 덩치의 드럼세탁기가 흔하지만, 이건 자세히 봐야만 세탁기인 줄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초라한 모양새다.

부산에 사는 한 주부는 낡은 세탁기 앞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LG전자에 보내왔다. 지난 1977년 생산된 금성사 세탁기가 그 주인공.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 후 포상으로 받은 가전제품 교환 티켓으로 군대 PX에서 구입한 세탁기를 35년째 사용하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여전히 잘 작동하는 내구성 때문에 버리지 못하고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

지난 10월 서울 흑석동의 이태성(57) 씨는 1988년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금성사 전자동 세탁기를 LG전자에 기증했다. 24년간 모두 2600여회 사용했지만 잔고장 없이 사용한 점이 고마웠던 것이다. 가족처럼 긴 세월을 함께하며 세탁기 곳곳에 켜켜이 쌓인 삶의 이야기를 발굴할 기회라고 판단한 LG전자는 오래된 세탁기를 찾는‘ 응답하라, 1987’ 이벤트를 진행했다.
 

1977년 생산된 세탁기 앞에서 찍은 사진을 LG전자로 보낸 부산에 사는 한 주부.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이벤트에는 전국에서 모두 51명이 참여,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담아 응모했다.

‘응답하라, 1987’ 이벤트는 올 연말까지 계속된다. LG전자가 지난 1968년 국내 처음으로 세탁기를 생산했으니 현재 35년 기록 경신의 기회는 남아 있는 셈이다. 부산 연지동의 구인회 LG그룹 창업주를 기리는 연암기념관에 전시된 국내 첫 세탁기를 사용하는 고객이 훈훈한 소식을 전해줄지 관심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은“금성사 시절부터 LG 세탁기를 애용해 주신 고객들이 있어 LG전자가 글로벌 1위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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