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명품시계에 넣는 로즈골드 컬러…TV에 쓰려고 NASA 뺨치는 테스트
삼성전자가 내놓고 있는 많은 제품 가운데 디자인적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군은 단연 TV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중동의 왕족들, 중국 재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모두 삼성전자의 최고급 라인 TV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영국의 전문지 T3는 삼성전자의 55인치 LED TV에 대해 “우리가 삼성에 기대하고 있는 디자인의 극치를 실망시키지 않고 보여줬다”는 평과 함께 최고 디자인 점수를 주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디자인의 극치로 꼽히는 제품이 지난 여름에 내놓은 75인치 LED TV ES9000이다. 가격이 2000만원에 달하는 세계에서 양산되고 있는 가장 최고급 TV 중 하나다.

그저 네모 난 프레임일 수 있는 TV가 웬만한 중형차 한 대의 가치를 가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화면이 커서가 아니다. 꺼져있을 때에도 훌륭한 장식품 역할을 하는 디자인 감각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물론 제품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디자인에만 2만4000시간 이상이 들었다. 1만5000장이 넘는 시안이 등장했다. 제품의 프레젠테이션에만 120일이 걸렸다. 특히 힘들었던 부분이 가전제품으로는 드물게 사용된 로즈골드라는 색상이다. 흔히 명품 시계에 사용되는 일종의 도금 같은 색이다. 실제 제품 제작에 참여했던 김희봉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책임 디자이너는 “최종 컬러가 채택될 때까지 수백번의 테스트를 했다. 양산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어려웠다.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색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도금을 위한 최적의 데이터를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관련 업체 분들이 ‘삼성전자 품질 검사가 NASA보다 깐깐하다’는 소리를 할 정도였다”고 설명한다.

TV 디자인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단순함 속에 특별함을 어떻게 담느냐에 있다. ES9000도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디자인 고민이 담겼다. 7.9㎜의 초슬림 베젤이 적용되었고, 전체적인 선을 유지하기 위해 푸시업(Push-up) 형태의 시크릿 카메라(Secret Camera)가 적용됐다. 김 책임디자이너는 “사각의 프레임이 단순하다고 생각하면 단순하지만 역으로 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게 많다. 10m 밖의 여성이 조금 더 가까이 가면 귀고리가 눈에 띄고 더 가까이 가면 피부톤이 아름답게 느껴지듯이, 스탠드가 어떤 모양과 자세를 가져야 할지, 그것을 고객들이 움직이면서 앉아서 어떻게 볼지까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ES9000은 출시된 후에 세계 각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업의 구색 맞추기 제품이 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연말까지 세계적으로 2만대 정도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는 이 TV를 산 고객이 집에서 파티를 연 뒤 다음날 이웃집 사람 두 명이 바로 주문을 했을 정도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