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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불십년…몰락과 재기의 롤러코스터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자타공인 김대중 정부의 2인자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03년 구속되면서 남긴 말이다.

한때 권력의 중심에 섰지만 노무현 정부 들어서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자신의 심정을, 그는 조지훈의 시 ‘낙화’의 시구에 빗대어 밝혔다.

과연 권력은 십년을 가지 못하고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는 듯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6월 대북송금 특검팀에 의해 구속돼 4년여간 감옥살이를 했다. 현대비자금 150억원을 받았다는 뇌물 혐의는 무죄로 밝혀졌지만 현대상선의 부당대출을 돕고 북한에 4억5000만 달러를 송금한 혐의 등은 유죄가 인정됐다. 보석은 취소되고 법정구속을 피할 순 없었다. 누구도 그의 재기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2월 풀려나면서 사면·복권된다.

“바람에 진 꽃이 햇볕에 다시 필 것”이라는 사면 당시 그의 발언은 부활을 예고했다. 그리고 2008년 4월 총선때 무소속으로 목포에서 출마해 당선,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는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로 활발한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 역시 몰락과 재기의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사람들이다.

노무현 정권의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렸던 이들은 한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멸문지화’를 당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진보를 자처하던 이들을 옭아맨 것은 비리와 도덕성 문제였다. 노무현 캠프의 살림을 도맡았던 안 지사는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비리에 연루된 이후 나라종금 사건으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는 등 참여정부 시절 내내 그림자에 머물러야 했다. 또 안 지사는 2008년 총선에서 공천신청을 했으나 구속 이력 탓에 낙천의 쓴 맛을 보게 된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당시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재기에 성공하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충남지사에 당선됨으로써 민주통합당의 유력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노무현 의원 보좌진을 맡으며 정치권에 입문한 이 전 지사는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팀장,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요직을 거쳐 재선 의원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역시 박연차 게이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전 지사는 2009년 3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정계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는 등 정치 인생에 암운이 드리운 듯 했다. 하지만 그는 재판 중 강원도지사에 당선되는 저력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끝내 성공을 자축할 수 없었다.

지난해 1월 27일 대법원은 원심 징역형을 확정 판결하면서 이 전 지사는 끝내 도지사직을 잃고 말았다. 또 현재 이 전 지사는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그가 과연 반등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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