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국체조 역사 다시 쓴 ‘도마의 신’ 양학선
그에게 2012년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의 이름 석자를 또렷이 기억하게 된 2012년이었다.

‘도마의 신’ 양학선(20ㆍ한체대).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은 한국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체조계의 숙원을 풀어줬다. 박종훈 유옥렬 여홍철 양태영 등 선배들이 금메달에 다가섰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학선은 어깨를 짓누르는 거대한 부담감과, 순간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긴장감을 이겨내고 세계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양1’이라는 기술을 성공시키며 금메달을 따냈다.

양학선은 한국 체조선수로 첫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는 스토리 외에도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자신의 꿈을 키웠다는 얘기까지 알려지면서 더욱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의 형과 함께 모 방송에 출연한 뒤에는 양학선의 애창곡이 뒤늦게 네티즌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을 정도로 양학선의 등장은 스포츠팬들에게 화제가 됐다. 10월에는 대한민국 체육상 경기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제 스무살. 양학선에게는 올림픽 금메달이 끝이 아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양학선의 성실함은 또 다시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이다.

양학선은 지난 주 일본에서 열렸던 도요타컵 기계체조 초청대회에 출전해 도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왔다.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만큼 한 해를 기분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양학선은 도요타컵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세계 최고 난도 기술인 ‘양1’을 구사하지 않았다. 위협적인 경쟁자가 많지 않았다는 것도 작용했지만, 다른 기술을 구사하는 양학선 역시 다른 선수들에게는 넘어서기 어려운 존재였다. 양학선은 1차시기에서 ‘여2’ 기술을 2차 시기에서 ‘로페즈’ 기술을 구사했다 양학선은 두차례 연기로 평균 16.137점을 얻었다. 16점을 넘어선 선수는 양학선 뿐이었다. 손목상태가 좋지 않아 착지에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완벽한 도약과 공중연기만으로도 양학선은 1인자였다.

양학선은 “손목이 좋지않아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가는 것이 몸 관리에 편하고 기분 전환도 된다”면서 “아프다고 쉬면 손해”라고 말했다. 컨디션이 나쁘다고 주저앉아 있는 것보다, 가능한 상태로 최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양학선의 마음가짐이다. 자신을 불러준 것이 자신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기분좋은 금메달을 걸고 돌아온 양학선이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끝없는 고통과 땀을 요구하는 훈련이다. 그 훈련을 소화해야 또 다른 무대에서 정상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귀국하자마자 다시 태릉으로 돌아갔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양학선의 목표는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로 2연패를 이루는 것이다.

남은 4년이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때까지 많은 대회가 남아있다.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도 있고, 2014년 아시안게임, 2015년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이 그를 기다린다. 1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1인자임을 입증하는 것은 1인자에 오르려는 이보다 몇배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이제 금메달 유망주가 아니라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런던 올림픽에서 양학선을 경계했던 다른 경쟁자들은, 이제 양학선을 꺾기 위해 더 높은 난도의 기술을 완성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 자명하다. 제자리에 있는다면 뒤처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인자 양학선이 올림픽 2연패라는 거대한 꿈을 향해 또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