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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내일은 나도 빅리거”
이학주 탬파베이 40인 로스터에
美진출 4년만에 MLB 입성 눈앞

韓 마이너리거 10여명도 구슬땀



한국 야구의 스포트라이트가 3600만 달러의 대박 연봉을 터뜨린 류현진에게 쏟아질 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한국인 마이너리거들도 적지 않다. 낯선 미국땅의 고된 생활이 몸에 밴 이들은 내일의 류현진, 추신수를 꿈꾸며 오늘도 눈물 젖은 빵을 씹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이학주.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뛰고 있는 이학주는 최근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며 빅리그 입성을 눈앞에 뒀다.

2008년 충암고 졸입 이후 미국 진출 4년 만에 이룬 작은 결실이다. 이학주는 시카고 컵스에서 레이스로 옮긴 올 시즌 메이저리그 유망주 순위에서 올 시즌 전체 3위, 야수 중 1위에 올라 한국인 마이너리거 가운데 가장 빅리그에 근접한 선수로 평가 받는다.

이학주의 성공 가능성은 추신수(신시내티 레즈)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인 고교 유망주의 메이저리그 진출사를 잇는 의미가 있다. 1990년대 후반엔 너도나도 ‘제2의 박찬호’를 꿈꾸며 유망주들이 잇달아 태평양을 건넜다. 1997년에만 봉중근, 서재응, 김선우가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이어 김병현, 최희섭, 송승준, 백차승, 류제국 등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 메이저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거나 아예 마이너리그만 전전하다 소리 없이 귀국해야 했다. 어린 나이에 감내해야할 문화적, 언어적 차이가 너무 컸다

마이너리그 생활은 박찬호가 열어젖힌 메이저리그와는 천지차이다. 식사는 물론 이동수단도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전용기나 전세기를 타고 다니는데 비해 비좁은 버스 생활도 참아야 한다. 아무리 벤치만 지키는 메이저리거라도 트리플A 최고 선수보다 수십배에 달하는 연봉을 받는다.

마이너리그도 다 같은 마이너리그가 아니다. 보통 메이저리그 구단은 트리플A팀 1개, 더블A팀 1개, 그리고 두세개의 싱글A와 여러 개의 루키팀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사이의 격차를 감안하면 더블A나 싱글A에서의 생활은 ‘아메리칸 드림’과는 거리가 멀다. 메이저리그에 부와 명예, 영광이 넘쳐나는 반면 마이너리그엔 오로지 불확실한 미래만 있을 뿐이다.

이학주가 4년 만에 간신히 희망의 빛을 봤다면 다른 10여명의 한국인 마이너리거의 운명은 아직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이학주와 함께 미국에 진출한 ‘부산고 에이스 듀오’ 정수민과 안태경은 싱글A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이 외에도 김선기와 최지만, 김진영, 이대은, 나경민 등도 마이너리그에서 내일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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