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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어디로 가나?
[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자금 조달 시도가 또 실패로 돌아갔다.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청약에 아무도 응하지 않으면서 30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부도 위기에 직면한 모습이다.

13일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시행사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에 따르면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된 2500억원 규모의 CB 청약 결과 주주사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드림허브 측은 사업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빠른 시일내 이사회를 열어 또다른 자원조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드림허브가 새로운 방식의 자원조달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당장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출자사들 사이에선 제3자 배정 방식의 CB발행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외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금 조달의 경우 시공권과 연계해 유인하겠다는 구상도 있지만 이번 사업의 최대 주주인 코레일 측은 이를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유상증자로 한차례 위기를 넘길 당시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획 등을 밝히며 출혈을 감행했던 코레일은 이제 민간출자사들이 나서 사업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상태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마저도 출자사간 이견이 첨예한 가운데 디폴트 시한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오는 17일까지 토지 대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자산유동화채권(ABS) 이자와 종합부동산세 등 190억여원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보유한 자금이 200억 정도로, 드림허브 측은 “이달 금융이자까지는 막을 수 있어 당장 부도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지만 잠깐 숨을 돌리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1,2대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자산관리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을 놓고 맞서는 형국도 사업 정상화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보유한 지분중 과거 사업에 참여했다가 철수한 삼성물산의 지분 45.1%를 인수해 사업주도권을 쥐겠다는 코레일에 대해 롯데관광개발과 민간출자사들은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CB발행 무산으로 인해 자금 조달 측면에서 코레일의 역할이 더욱 확연해졌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코레일은 이번 CB발행이 성공했다면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금 4161억원을 지급할 계획으로 자금난이 일거해 해소될 수 있었다.

하지만 민간출자사들이 추가적인 자금부담을 꺼리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업계획 변경을 요구하는 코레일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AMC 관계자는 “주요 주주사들이 발빠른 대처를 보이는 만큼 현실적인 자금조달 방안으로 사업정상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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