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12일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이전하고 지금의 청와대는 개방해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선언했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청와대 이전 공약을 사실상 수용한 셈이다.

문 후보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며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와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늘 소통하고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2013년이면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있는 여러 부처들이 세종시로 이전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국민 부담 없이 가능하다”며 “지금의 청와대는 개방해 국민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집무실’이라는 이름이 ‘청와대’라는 이름을 대신할 것”이라며 “‘청와대’는 더 이상 높은 권부(權府)를 상징하는 용어가 아니라 서울의 대표적인 휴식 공간을 뜻하는 용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이전은 안 전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안 전 후보가 지난 10월 청와대 이전을 국정운영 청사진의 하나로 제시했을 당시 문 후보 캠프측에선 “너무 뜻밖”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측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 “청와대를 이전한다는 것은 아니고 대통령 집무실를 일전하겠다는 것인데 제가 청와대 근무할 때부터 정말 잘못돼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것이 대통령 중심의 권위주의 문화의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면서 꿈꿔왔던 것이고 대통령 된다면 실시해보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이전은 선거철 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지만 한 번도 실현된 적은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검토했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난 2002년 대선에서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공약했으나 청와대 이전은 무산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이재오 의원이 안 전 후보와 마찬가지로 광화문 종합정부청사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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