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폐지가격 하락의 꼼수(?)…
-펄프값은 오르는데 폐지가격 하락…

-폐지주워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더 어려워져

[헤럴드경제=박병국ㆍ서상범 기자]폐지를 주워 고물상 등에 파는 서민들에게는 10원, 20원이 천금 같다.

kg당 가격이 매겨지는 폐지 한 장의 무게가 곧 그들의 삶의 무게다.

불황으로 폐지 등 재활용품의 가격은 떨어졌지만 폐지를 모아 고물상 등에 내다팔아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파지 등을 줍는 사람의 인구가 5년 전에 비해 20~30%정도 증가한 150만~200만명 정도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모 할머니(65)도 이 중 한 명이다. 송 할머니는 11일 송파구의 한 자원업체에 하루종일 모은 파지 50kg을 팔았다. 하지만 손에 쥔 돈은 ‘3000원’ 남짓이다.

현재 폐지 단가는 고물상 기준으로 파지(박스)는 ㎏당 30원∼50원, 폐신문지는 90원∼120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기준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종이의 원료가 되는 펄프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펄프의 국제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 t당 560달러에서 올해 1월 580달러, 2월 605달러, 3월 640달러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후 펄프값은 중국 등에서 수요가 정체되며 8월 현재는 t당 67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종이를 만드는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데, 또 다른 원료인 폐지가격은 하락하는 이유는 뭘까?

한국제지원료재생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파지를 최종 처리하는 골판지 회사들이 단가를 낮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 고물상이 수집한 폐지는 중간업체를 거쳐 골판지 회사로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골판지 회사들이 폐지에 수분과 오물 등을 감안해 폐지 무게를 차감한다.

지난해까지 평균 10%였던 감량 비율은 올 여름을 지나면서 20∼30%까지 높였다.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중간업체들은 폐지 매입 단가를 낮췄고, 고물상들은 폐지 수집 노인들에게 뚝 떨어진 가격으로 폐지를 매입하고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종이소비의 감소로 인한 폐지수요 감소와 미처리된 재고펄프 때문에 폐지매입가격이 계속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제지원료재생업협동조합은 지난 9월 국내 6개 골판지 회사를 담합 혐의로 공정위에 제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조사중인 상황이라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tig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