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

“누가 당선돼도 한ㆍ미 관계의 충돌 가능성이 있다.” “과거와 달리 한ㆍ미 관계는 더이상 선거 쟁점이 아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개최한 ‘한국과 일본의 선거 평가’ 세미나에선 한국의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 한ㆍ미 관계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계획 발표에 따른 양국의 대북정책 조율에 관한 다양한 전망을 내놨다.

헤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모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더 탄력적인 대북정책을 내놨다”면서 “향후 양국간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이후 한ㆍ미 관계의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북한의 행동, 차기 한국 대통령의 대북 대화 방식과 속도, 미ㆍ중 및 미ㆍ일 관계 등을 꼽았다. 반면 맨스필드재단 고든 플레이크 이사장은 “이번 한국 대선은 중도로 수렴되는 양상이고, 한ㆍ미 동맹은 주요 이슈가 아니다”라고 다소 다른 견해를 내놨다. 그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가 한ㆍ미 동맹에 대한 회의론을, 2002년 선거 때는 노무현 후보가 반미 주장을 내놨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런 후보가 전혀 없다”라고 설명했다. 후보별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모두 이명박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기조를 강조하고, 박 후보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대통령의 정책과 별 차이가 없다”고 진단했다.

최근 사퇴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의 빌 게이츠’라기 보다 ‘한국의 햄릿’에 가깝다면서 대선에서 등장한 것이나 사퇴한 것 모두 갑작스러워 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플레이크 이사장은 “안 전 후보는 정치인이 아니라서 인기를 끌었으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그런 매력이 줄었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