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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비장전’의 부활, 국립창극단 ‘이병훈의 배비장전’과 ‘살짜기 옵서예’
고전이 지닌 해학과 마당극 같은 웃음이 담겨 있는 ‘배비장전’이 창극과 뮤지컬로 부활한다.

국립창극단은 국립레퍼토리시즌 올해 마지막 작품으로 ‘배비장전’을 선택했다. 오는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이병훈의 배비장전’은 노출까지 불사하는 창극단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배비장전’은 배비장이 제주도 기생 애랑이와 방자의 계략으로 곤욕을 치루고 제주도 정의현감에 오르는 내용이나 이번 작품은 여인을 품지 않겠다던 배비장이 제주목사인 김경과 각각 정의현감 관직과 제주도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벗은 몸으로 행차하기를 걸고 내기를 하는 내용으로 변모했다.
국립창극단 ‘이병훈의 배비장전’.                                                                                                                   [자료제공=국립극장]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취임이후 유실된 판소리 7바탕을 창극으로 복원하려 했고 이병훈 연출과 함께 작업한 ‘배비장전’이 그 첫 작품이다.

슬랩스틱 코미디와 언어유희가 적절히 결합돼 끊임없이 웃음을 주고 있으며 라이브 국악 연주와 흥과 신명 넘치는 창, 율동이 재미를 준다. 한자어가 가득 섞인 판소리 대사를 작가 오은희가 쉬운 표현으로 잘 바꿨으며 만화를 보는 듯한 커튼 형식의 무대 배경과 배비장을 함 속에 가두고 허공에 매다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국립창극단 정단원으로서는 마지막 무대가 되는 남상일의 능청스러운 배비장 연기가 일품이고 박애리가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하는 교태스러운 기생 애랑이는 작품의 꽃이다. 이밖에 객원배우 김준수와 이소연이 각각 배비장과 애랑이로 더블캐스팅됐다.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자료제공=CJ E&M]

오랜만에 무대에 다시 부활하는 ‘살짜기 옵서예’도 ‘배비장전’을 바탕으로 새롭게 꾸며진 뮤지컬이다. 지난 1966년 초연돼 한국 최초의 창작뮤지컬이라고 불리는 ‘살짜기 옵서예’는 초연 당시 패티김이 애랑 역을 맡고 정비장 역할엔 곽규석이, 신임목사 역은 탤런트 김성원이 캐스팅됐다. 당시로선 최고의 창작진과 연출진, 100여명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CJ토월극장 개관작으로 선보이게 될 이번 ‘살짜기 옵서예’는 패티김의 뒤를 이어 배우 김선영이 제주 기생 애랑을 연기하며 배비장 역할엔 최재웅과 홍광호가 더블캐스팅됐다.

브로드웨이에서 ‘맨오브라만차’, ‘나인’등에서 활동한 연출가 구스타보 자작과 ‘스프링어웨이크닝’,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김민정 연출이 공동연출하며 애론 마이클 라인이 제주의 풍광을 영상으로 연출한다.

‘살짜기 옵서예’는 내년 2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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