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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대치동 학원발(發) 불황 원룸촌으로 확산
[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대한민국 ‘학원 1번지’ 강남 대치동에 폐업하는 학원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대치동 아파트에 이어 대치동 학원가도 짙은 불황의 그림자에 휩싸인 것이다. 강남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강남ㆍ서초구 일대의 신설 보습학원 대비 폐업 보습학원 비중은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새로 생긴 보습학원은 작년에 비해 15%가량 줄었다.

6일 학원가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에 영업중인 학원 가운데 30% 가량이 최근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시험의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대치동 학원가를 찾는 학생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보충 학습을 위해 강남 대치동을 찾던 지방 학생들이 감소한 것도 대치동 학원가의 몰락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다. 학원을 매물로 내놓은 곳이 있는가 하면 공인중개사무소 마다 학원 세입자를 구하는 문의가 즐비하다. 대치동에서 10년째 영업중인 김은석 A공인중개사 대표는 “올들어 대치동 일대 수학학원이나 사회ㆍ과학 과목을 가르치는 학원을 중심으로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1년새 30%가량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권리금 없이 학원을 내놓고 있으며 심지어 교실 집기와 사무실을 그대로 둔 채 ‘야반도주’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창석(가명)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도 “일부 학원들은 매월 300만원을 웃도는 임대료를 절약하기 위해 사무실과 교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사실상의 ‘합병’ 사례도 많다”며 “이런 방식으로 간판을 내린 학원들을 합치면 올들어 문 닫은 곳이 절반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치동 학원들이 불황을 겪으면서 인근에 위치한 대치4동 원룸촌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치4동의 경우 전체 원룸의 3분의 1 정도가 세입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년 단위의 전세보다는 2~4개월 단위의 월세 수요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치동 학원을 위해 지방에서 상경하는 수요도 예년보다 크게 줄어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 월세난까지 예고하고 있다.

대치4동에서 원룸을 운영한다는 서 모(60)씨는 “원룸을 찾는 학생들이 크게 줄어들어 걱정”이라며 “1년 단위의 전세보다는 3∼4개월 단기간 원룸에 거주할 학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식 C공인중개 대표도 “대치동엔 원룸이 4000가구가 있으면 이중 70~80%가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다”며 “올핸 수능이 쉬운 탓에 대치동 학원을 찾는 학생이 크게 줄었고 원룸 수요도 덩달아 30%이상 감소했다”고 대치동 학원가 분위기를 전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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