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과반수는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가 기업의 경영권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유가증권ㆍ코스닥시장 상장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경제민주화가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제민주화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출자규제에 대해 응답기업 56.3%가 ‘경영권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상관없을 것’이란 답변은 34.7%, ‘경영권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응답은 9.0%로 나타났다.

논의되고 있는 출자규제 중 경영권 안정에 가장 부정적인 제도로는 순환출자 금지(42.6%)가 첫손에 꼽혔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도입(30.2%), 지주회사 규제강화(20.7%), 금산분리 강화(6.5%)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또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경우 막대한 자금을 들여 경영권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투자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적대적 인수ㆍ합병(M&A) 등 경영권 위협에 대해 ‘충분히 또는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91.0%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불투명 8.7%, 불가능 0.3%), 방어수단으로는 상당수 기업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지분확보(85.4%)를 꼽은 것이 이를 대변한다.

지분확보를 위한 구체적 수단으로는 대주주 지분 확보(57.7%), 우호주주 확보(18.4%), 자사주 매입(9.3%) 순으로 거론했다. 황금낙하산이나 초다수결의제 등 자금유출이 없는 정관상의 방어수단을 고려하는 기업은 7.3%에 불과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