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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은 삼성을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로 키웠다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죽은 자의 뼈로 2m 중반의 인형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 넣은 스위스 제네바 물리학자 프랑켄슈타인. 괴력을 갖게 된 이 괴물은 자신을 추악하게 만든 주인에 대한 증오로 프랑켄슈타인의 동생과 신부까지 죽인다. 프랑켄슈타인 역시괴물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오르지만 비참한 말로를 맡는다.

괴기문학의 고전으로 불리는 프랑켄슈타인을 현재 첨단 IT산업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005930)와 애플과의 관계에 대입하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두 회사는 서로의 최대 경쟁자이지만, 정작 지금의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가장 많은 기여를 한 기업은 다름 아닌 애플이라는 것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하버드경영대학 성장ㆍ혁신포럼의 제임스 올워스 연구원은 IT전문 블로그 아심코에 올린 칼럼을 통해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애플이 오히려 삼성전자의 성공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올워스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가하는 실제 위협’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실제 위협은 디자인 모방이 아니라 부품을 삼성전자에 아웃소싱하면서 다양한 경영 노하우가 전수되고 규모의 경제까지 이룰 수 있게 도와준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사망한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주도한 디자인 혁신 부분은 초기 성공의 핵심 요소인 것은 맞지만 오히려 현 CEO 팀 쿡이 주도해온 제조와 판매 부분의 노하우가 장기적으로 애플의 핵심 장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애플이 지난 15년간 밟아온 길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서는 모방이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올워스 연구원은 강조했다.

하지만 애플의 납품업체 관리 및 제조와 판매부문의 노하우가 많은 기업에 노출됐고, 대량생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규모의 경제까지 갖출 수 있게 됐다며,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외신 BGR은 애플이 삼성을 자신의 프랑켄슈타인 괴물(Frankenstein’s monster)로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 역시 삼성전자가 스마트기기 산업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도록 만들었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괴력에 애플 또한 비참한 결말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올워스 연구원은 “애플은 납품선을 바꾸는 게 최선”이라며 “그 방법으로는 다른 납품업체로 교체하거나 직접 제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최근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관련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업체로 바꾸는 것도 올워스 연구원의 이 같은 지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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