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저 멀리 한강변에선 고층아파트에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지만 사진 앞쪽의 농부 아저씨는 소 몰며 밭 갈기에 여념이 없다. 아주 먼 시절의 모습이 아니다. 불과 34년 전,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를 찍은 사진가 전민조의 ‘압구정동 1978’이다.

밭 가는 농부 아저씨가 있었던 자리엔 명품브랜드의 휘황찬란한 매장과 카페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이름하여 ‘로데오 거리’라 불리는 그 곳을 지나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면 그들은 ‘허걱’하며 헛웃음을 켤 듯하다.

신문사 사진기자였던 사진작가 전민조가 1978년에 찍은 이 작품을 비롯해 서울의 지난 모습을 담은 다양한 사진을 선보이는 ‘2012 서울사진축제’가 서울시립미술관과 서울시청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강홍구 김기찬 김한용 안세권 이득영 임인식 전몽각 한정식 황헌만 등의 사진가의 작품과, 서울시 옛사진 공모를 통해 모인 일반 시민의 사진이 함께 내걸렸다. ‘천개의 마을, 천개의 기억’이란 부제답게 서울이 참으로 많은 추억을 품고 있는 도시임을 확인해볼 수 있는 반가운 전시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사진제공 서울사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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