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에 이어 ‘몽골제국과 고려’ 두 번째 시리즈인 ‘혼혈왕, 충선왕’(푸른역사)은 충선왕을 집중 조명했다. 몽골의 지배 아래 원의 힘을 빌려 왕권을 강화한 충렬왕은 원 세조 쿠빌라이 칸의 딸 제국대장공주와 결혼해 충선왕을 낳는다. 저자는 충선왕에 대해 혼혈왕이란 표현을 쓴다. 지금의 시각에서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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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 조정에 의해 왕위는 얼마든지 바뀌었고, 충선왕은 부마국 체제 속에서 왕위를 이어간다. 저자는 충선왕을 원 황실의 일원이었으나 동시에 원의 지배 아래 변방의 인물이 된 독특한 삶을 가진 경계인으로 그를 그려낸다. 태생적으로 몽골과 고려 두 집단에 속하지 못하고 선왕과 갈등하고 세자인 아들을 살해한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간 인물을 통해 일제 강점기 대한제국의 정체성을 비쳐보려는 시도다.
가까운 과거였던 35년의 일제 강점기와 달리 왕이 4번이나 바뀌었던 고려시대 원 간섭기는 사람들의 관심과는 조금 멀다. 개혁과 중조, 망명과 유배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간 원 간섭기 충선왕 읽기는 역사를 바라보는 폭넓은 안목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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