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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리드 정재윤, “싸이가 美서 통하는 건 100% 진짜기 때문”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R&B 그룹 ‘솔리드’ 출신 정재윤(40)이 글로벌 프로듀서로서 활동하고 있다. 중화권 여가수 코코리의 앨범을 오랜 기간 프로듀싱해온 정재윤은 앨범이 히트하면서 한류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렸다. 그런 인연으로 정재윤 부부는 지난해 10월 200억여원의 비용이 투입된 코코리 홍콩 결혼식 파티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

정재윤은 요즘 에디 신(26), 플로우 식(27), 니키 리(32) 등 세 명의 멤버로 구성된 글로벌 그룹 ‘아지아틱스(Aziatix)’를 프로듀싱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벌써부터 미국 음반사들이 계약을 제의하고 있다. 이들의 노래는 이미 세계적으로 팬들을 확보한 상태다. 게다가 아지아틱스가 레이디 가가의 히트곡 ‘저스트댄스(Just Dance)’ ‘포커페이스(Poker Face)’ 등을 작업한 세계적인 프로듀서 레드 원(Red One)과 신곡을 작업 중인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물론 이런 작업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정재윤 덕이다.

솔리드 시절 정재윤은 우리나라에 R&B라는 장르를 국산화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그는 LA에서 소울(soul)풍의 바이브레이션이 인상적인 보컬 김조한과 같은 교회에 다닌 인연으로 랩과 스크래치 담당인 이준과 함께 솔리드라는 팀을 꾸렸다. 


1993년은 서태지가 이 땅에 댄스음악의 열풍을 몰고 왔던 시기다. 정재윤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트렌드와 반대로 가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 밤의 끝을 잡고’라는 곡으로 발라드의 새로운 장르(R&B 발라드)를 개척할 수 있었다. 정재윤은 ‘이 밤의 끝을 잡고’의 음악감독이었다.

“음악 비즈니스는 획기적인 성과가 나타나면 그 비슷한 걸 반복해 안 될 때까지 가는 것이다. 그런데 10년 이상 간 게 없다. 트렌드를 바꾸는 사람이 나타나야 한다. 서태지가 없었다면 한국 댄스음악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 나는 이노베이터, 파이어니어가 되고 싶다.”

정재윤은 “1993년 당시에도 솔리드 음악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 흑인음악을 별로 안 좋아할 것이라는 예상부터 음악이 어렵다거나 왜 이렇게 꺾는 창법을 쓰느냐 등 부정적인 판단들이 많았지만 결국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확인했었다”면서 “이제 음악 소비 환경이 국제적인 영역으로 확장됐다. 아지아틱스는 국내 성과를 보고 해외에 나가는 방식이 아닌, 국제 시장에 음악을 선보여 경쟁하면서 세계의 흐름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정재윤은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나오려면 라이프스타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만만 해도 아티스트와 프로듀서가 음악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는 ‘음악 시장의 왕’이라고 한다.


“나는 아지아틱스 멤버들을 크리에이티브할 수 있도록 풀어준다. 사무실에서 일하고 기숙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멤버마다 작업실을 만들어주고 곡도 쓸 수 있도록 했다. 나는 옆에서 이들을 가이드한다.”

정재윤은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서 크리에이티브(창의)가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멤버들이 평소 여행하고 운동하며 재미있게 살아가게 해준다. 정재윤은 “미국은 가짜를 100% 알아낸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통하는 건 100% 진짜이기 때문”이라면서 “자유롭게 생활해본 자만이 진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솔리드를 결성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만나는 매니저마다 패션과 악기, 헤어스타일, 이준이 지닌 지팡이 등에 대해 문의했다는 사실을 들려줬다.

“아무리 열심히 설명을 해줘도 따라하지 못하더라. 그렇게 해서는 진짜가 나오지 않는다.”

당시 솔리드 멤버들은 패션과 스타일이 이상해(한국 사람들이 보기에) 택시도 서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안에 아무것도 안 입고 양복만 입는 패션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재윤은 ‘솔리드 결성 2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김조한과 이준(LA에서 부동산투자가로 변신)과 함께 의미 있는 작업을 하나 하고 싶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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