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원로 인사들이 새정치를 위해선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문 후보 지원을 압박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에도 정치쇄신을 주문, ‘새정치’라는 안 전 후보의 명분을 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에게 동시에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승리 2012, 희망 2013 원탁회의’는 4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캠프가 독자적인 새정치 운동을 추진하면서 정권교체에 적극적으로 이바지 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며 “어쨌든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 새정치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측은 전날 해단식에서 끝난다는 의미의 ‘디엔드(The End)’ 대신 계속된다는 의미의 ‘디앤드(The And)’를 강조했다. 이는 곧 안 전 후보가 추후 독자적인 정치 세력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탁회의가 이날 던진 메시지는 안 전 후보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문 후보를 도와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원탁회의는 “문 후보에게 제안을 한다. 국민들은 정치혁신을 위한 실행에 조속히 착수할 것을 요구한다”며 “미래를 위해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를 보이고,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이 곧 정치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백낙청 교수는 “인수위 때부터 (두진영이) 같이 하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미리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때 도와달라고 해서는 신뢰하기가 어렵고 국민들로부터도 진정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전 비공개 회의에선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방식을 두고 ‘TV찬조연설’ 등 방안이 거론됐으나, 안 전 후보와 문 후보가 만나 결정하는 것이 맞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기자회견에서도 구체적인 지지방법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