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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예술힐링
연말이 되면 남모르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훈훈한 미담이 사람 사는 세상 맛을 전해주곤 한다. 얼마 전엔 한 익명의 독지가가 30억원을 김천소년재소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내놓아 화제가 됐다. 그가 한평생 일해 번 퇴직금이었다. 독지가의 주머니를 열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소년재소자들의 노래였다. 20명으로 구성된 드림합창단의 씩씩하고 열의에 찬 합창에 그는 흔들렸다. 가수 이승철 씨가 지난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연 이 공연은 방송을 통해 소개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드림합창단은 올해에도 무대에 섰다. 우뢰 같은 박수에 소년수형자들이 얼마나 뿌듯해했을지 헤아려진다. 독지가는 이들의 가슴 깊은 곳에 응어리진 상처를 씻어내고 성장에 도움이 되길 바랐다. 이 기부금은 예술과 체육 활동으로 짜여진 ‘제로캠프’에 쓰일 예정이다.

재소자들의 예술치료에 가장 앞선 곳은 영국의 쾨슬러재단이다.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재단은 지난 2달간 ‘프리(FREE)’라는 주제로 대대적인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에는 영국 전역 교도소와 수감시설 재소자들이 창작한 5000개 이상의 작품이 나왔다. 미술과 영화, 음악, 문학작품까지 다양했다. 전시품은 거의 팔리는데, 판매액 중 25%는 피해자 지원에, 50%는 작가에게, 나머지 25%는 재단의 후속 프로젝트를 위해 쓰인다. 쾨슬러재단 측은 이런 예술창작과 판매 결과 등 외부 반응이 재소자들로 하여금 인정받고 있다는 자존감을 세워주며 사회성을 북돋워준다고 본다.

올해는 누가 뭐래도 ‘힐링’의 해였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아픈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문제행동이나 우울, 불안 등은 음악감상과 노래부르기 등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 치유에 예술만한 게 없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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