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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빼거나 대폭 늘리거나’, 국산 신차 옵션의 경제학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옵션을 뺄까 더할까.’ 수입차의 거센 공세와 내수 경기 불황 등의 여파로 국내 완성차업계가 옵션과 편의사양을 두고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각종 첨단 사양을 대폭 강화해 수입차 못지않게 프리미엄급 모델로 변신하는가 하면, 일부 모델은 아예 편의사양을 대폭 생략해 가격대를 낮춘 기본형 모델까지 선보이고 있다. 고급 사양 모델로는 수입차 프리미엄 모델과 경쟁하면서 , 하위 사양 모델에서는 옵션을 줄이고 가격대를 낮춘 모델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까지 유혹하겠다는 ‘투 트랙’ 전략이다.

최근 국내 완성차업계가 출시한 연식 변경 및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수입차에서나 통용되던 첨단 사양을 대폭 강화했다. 현대자동차 에쿠스 페이스리프트는 우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기본사양으로 적용했다. 차량 속도나 길 안내 등을 전면유리창에 보여주는 HUD는 수입차에서 널리 쓰이던 옵션으로, 국산차에는 기아차 K9에서 이를 옵션으로 장착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풀칼라 HUD를 기본 적용해 모든 구매 고객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하만인터네셔녈 그룹의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차세대 탤레매틱스 시스템인 블루링크, 전동식 뒷면 유리 커튼 등의 고급 사양도 모두 기본으로 들어갔다.

최근 출시한 2013년형 그랜저 역시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고속도로 하이패스 단말기가 장착된 룸미러, 후방 카메라, 오토 하이빔 등의 사양이 기본사양으로 포함됐다. 기아자동차 더 뉴 K7은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 8인치 대형 내비게이션(후방카메라 포함) , 프리미엄 액튠 사운드 시스템, LED 주간주행등 등을 기본사양으로 전환했다. 


르노삼성 SM5 플래티넘 역시 한층 첨단 사양을 강화했다. 기존 모델에서 옵션으로 제공하던 고급형 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시스템이 신 모델에선 기본으로 장착됐다. 또 사각지대 정보시스템을 새롭게 옵션으로 추가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국내 동급 차량 중 최초로 가솔린 전 트림에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을 장착했다”며 “고객의 호음이 높아 전 트림 기본사양으로 확대적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의 2013 더 퍼펙트 크루즈와 2013년형 아베오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악, 동영상, 사진 등을 차량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이링크를 추가했다. 2013년형 올란도는 스위트로 시트 조절이 가능한 6방향 파워 조절시트나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강화했고, 2013년형 말리부는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을 새롭게 적용해 역동적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쌍용자동차의 렉스턴W는 국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최초로 테일 전용 사각 바 스타일의 라이트 가이드를 적용했고, 하만 그룹의 스피커 시스템이나 7인지 3D 내비게이션 등의 사양을 강화했다.

수입차급으로 사양을 대폭 강화하는 흐름과 달리 오히려 각종 사양을 줄인(마이너스 옵션)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더 뉴 K7은 내비게이션을 생략하고 사운드 시스템을 12스피커에서 8스피커로, 아날로그 시계를 디지털 시계로 변경해 105만원가량 가격을낮춘 기본형 모델을 트림으로 추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다양한 가격대로 고객 선택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2013년형 그랜저 역시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3.3 셀레브리티의 가격을 기존 모델 대비 202만원 가량 낮췄다. 대신 8인치 프리미엄 내비게이션,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을 기본사양에서 선택사양으로 바꿨다. 옵션을 빼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의미이다. 고급 트림 모델은 수입차급의 프리미엄으로 중무장하고, 하위 트림은 옵션을 최소화해 대중성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라인업을 재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국산차에도 수입차급의 사양을 원하는 고객이 늘고 있지만 불황의 여파로 무작정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며 “옵션을 넣는가, 빼는가를 두고 업체도 치열하게 손익계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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