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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덕2단지 재건축 ‘복병 돌출’
대형건설사 2곳 시공사 선정 연기요청 불구 조합은 내달 3일 입찰 강행…선정 무산 우려
총사업비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이 다음달 3일로 다가온 가운데 대형건설사 두 곳이 최근 조합 측에 시공사 선정 입찰을 내년으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분양시장의 불확실성과 부담스런 입찰 조건 등이 건설사들이 제기한 주된 연기 사유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시공사 선정 당시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아 불발됐던 시공사 선정 작업이 이번에도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합은 하지만 이같은 2개 건설사의 입찰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대로 내달 3일까지 입찰을 정상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29일 고덕2단지조합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진행된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12개 건설사 가운데 두곳의 건설사가 이달 중순경 조합에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일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접수시켰다. 당시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삼성물산, 태영건설, 경남기업, 두산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코오롱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SK건설 등이 참석했었다.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이 내달 3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예고한 가운데 일부 건설사들이 입찰 마감 연기를 요청하면서 지난 7월 경험했던 ‘입찰 무산’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고덕주공2단지 전경.

공문에는 최근의 사회 경제적 여건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경우 다음 달 3일 입찰 마감은 다소 촉박하고, 아울러 최근 분양시장 상황이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해 분양가와 분양수요의 예측이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비만 대략 1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사업지인 고덕2단지 입찰을 위해서 사업의 견적 및 사업성 검토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입찰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최고 의사 결정 과정도 매우 세밀하게 이뤄지는 만큼 입찰 마감일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내용이다.

조합은 이같은 공문을 접수한 뒤 곧바로 12개 건설사 모두에게 시공사 선정 입찰 연기에 찬성하는지를 회신해 달라 했지만, 아무도 회신하지 않았다. 결국, 조합은 예정대로 다음달 3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키로 했다.

문제는 대다수 건설사들이 재건축조합이 제시한 입찰 조건에 여전히 부담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두 곳의 건설사가 입찰 연기 요청을 한 것도 부담스런 입찰 조건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합의 입찰 연기 확인 공문에 회신하지 않았지만, 내심 입찰 연기를 바라는 건설사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합은 지난 7월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산된 뒤, 입찰 조건을 대거 완화시켜 재입찰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게 건설업체의 중론이다. 조합은 종전에는 분양 책임을 시공사에 지우고 공사비도 대물변제로 지급하기로 했지만, 이번 입찰지침서는 분양 책임을 조합이 지고 미분양 발생시 조합과 시공사가 협의해 해결하기로 명시했다.

종전 현금 50억원, 이행보증보험 50억원이던 입찰보증금도 현금 20억원, 이행보증보험 100억원으로 바꿔 시공사의 자금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인근에 보금자리 분양이 예정돼 부담인 데다, 미분양 발생 시 조합과 시공사가 협의해 해결하기로 명시한 입찰 조건도 협의란 문구 자체가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입찰 조건이 일부 완화됐지만, 확정지분제에 따른 일반분양가의 상승 압력이 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어 이 또한 부담”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대형사의 한 고위 임원은 “건설사들의 현금 흐름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당장 이주비 지급 부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고덕주공 2단지 재건축 사업은 대지면적 20만9306㎡ 부지에 아파트 46개동, 4103가구를 다시 짓는 1조원 규모의 초대형 재건축 프로젝트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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