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원료부터 다른 ‘아시아 뷰티’ 만든다…생물 다양성 지킴이 나선 아모레퍼시픽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아시아를 대표하는 뷰티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생물 공부(?)에 한창이다. 느닷없이 국화, 콩, 제주 자생식물 등을 헤집는가 하면, 생물다양성에 관한 국제협약에 대해 지식재산권 보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다방면의 연구를 통해 생물 다양성 지킴이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다양한 생물종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내 들국화 전문가인 이재경 국야농원 대표와 손잡고, 희귀종인 흰감국(甘菊)을 복원해 신품종 2종을 개발했다. 흰감국은 감국의 변종으로, 동의보감에서 감국 중 으뜸이라고 서술됐을 정도로 약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노란감국에 밀려 멸종 위기에 처해있었던 것을 공동연구를 통해 찾아내게 된 것이다. 복원된 흰 감국으로부터 개발된 신품종 2종은 각각 ‘국야설화’, ‘국야수율’이라고 이름 붙여졌고, 국립종자원에 등록됐다.

희귀 콩 연구도 한창이다. 경기도 파주시에 2800㎡ 규모의 ‘뷰티빈 가든’을 조성해, 희귀 콩 복원 및 콩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뷰티빈 가든에서는 ㈜지유본초와 연구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재래콩 희귀종자 132종을 확보, 시험 연구 재배를 진행하고 있다. 희귀콩의 생산성과 생장특이성, 명칭, 외피 특이성 등을 분석해 67종의 뷰티빈 후보종자 선별까지 완료했다.


직접 연구에 나서는 것 뿐만 아니라 농민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직접 구매하는 ‘아리따운 구매’도 확대하고 있다. 2010년 시작한 아리따운 구매는 제주 동백마을의 동백을 처음으로 전북 인삼농협의 친환경 인삼, 제주 송당리의 비자 등을 거쳐 지난달 충남 서산의 당귀와 천궁 등 10개 지역의 농산물로 그 대상을 확대해갔다.

아모레퍼시픽이 식물 연구나 농산물 수매(?)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뷰티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화장품의 원료부터 직접 품질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생물종 다양성 확보를 위한 아모레퍼시픽의 일련의 활동들은 전부 화장품 원료 확보를 위한 기본 작업이다. 최근 복원에 성공한 흰감국은 미백효과가 뛰어나 미백기능성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파주 뷰티빈 가든에서 연구중인 희귀콩들은 ‘효시아’ 등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원료로 쓰일 예정이다.


아리따운 구매 역시 화장품 원료의 ‘공정무역’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이 농민들의 결실을 직접 구매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안정적인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고,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아리따운 구매 덕분에 탄생하게 된 화장품만 해도 샴푸 브랜드 ‘려’(呂)의 ‘함빛모’ 제품(동백), ‘설화수’ 제품(인삼), ‘이니스프리 비자 안티 트러블 라인’(비자), ‘한율 율려원액’(당귀, 천궁) 등 십수종에 달할 정도다.

아모레퍼시픽은 원료 확보에서 더 나아가 생물유전자원에 대한 국가의 권리 확보를 위해 뛰고 있다. 2010년 제 10차 생물다양성 협약 총회에서 채택된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약칭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대비해 국내 생물유전자원 및 전통지식의 주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kate0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