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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들 ‘특정’ 사회 문제 해결 나섰다
[헤럴드경제=류정일ㆍ홍성원ㆍ신소연ㆍ홍승완 기자] 한때 천편일률적으로 장학금 기부, 보육시설 방문, 독거노인 돌봄 정도에 그쳤던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특정 사회 문제 해결로 바뀌고 있다.

묵묵히 20여년간 무료 개안 수술을 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에 팔을 걷어 붙인 곳도 있다. 꿈을 키워가는 젊은이들을 위한 멘토링부터 재기를 갈망하는 창업희망자들을 위한 창업지원까지 다양하다.

삼성전자는 젊은이들의 교육과 정보 격차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꿈 멘토링’이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 1명이 6~7명의 학생들과 어우러져 다양한 직업 세계를 소개하고 적성 탐색의 기회를 모색한다. 지난 5월 시작해 올해 전사업장이 학생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또 삼성SDI는 지난 1995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료개안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17만3000여명에게 진료를, 5800여명에게 수술을 통해 빛과 희망을 선물했다. 서울 삼성의료원은 유방암 환자들의 심리ㆍ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브라보 프로젝트’를 시행, 전문 의료인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국 병원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창업 의지를 가진 저소득층 이웃 30세대를 선정, 차량과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2012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3’를 내년 2월까지 진행한다. 지난 2010년 960번의 도전 끝에 꿈에 그리던 운전면허를 취득한 차사순 할머니 등에게 차를 선물하며 시작한 기프트카 캠페인은 현재 창업교육과 500만원 상당의 창업지원금을 지원하고 사후 컨설팅을 실시해 성공적인 안착을 돕고 있다. 현대차의 도움으로 인테리어 업체 ‘러블리 하우스’를 창업한 양경애(50) 씨는 “계속되는 사업실패와 남편의 질병 등으로 힘들었지만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겼으니 반드시 재기해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SK그룹은 지난 10월 KAIST 서울캠퍼스에 ‘SK 사회적 기업가 센터’를 열었다. 내년 2월부터는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그동안 다양한 시도를 해오면서 사회적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주체는 사람이라는 것을 절감했다”며 “이런 인재를 키우는 곳이 바로 사회적 기업가 센터”라고 강조했다. SK 사회적 기업가 센터는 MBA 운영 지원, 국내외 사회적 기업 사례 구축, MBA 교육 프로그램 연구,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운영 등의 역할을 맡는다.

LG는 2010년부터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위한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통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과학인재과정과 언어인재과정을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잠재력을 일깨워 올해 70명의 졸업생들은 중국 상하이 국제 엑스포, 국제 청소년 과학 엑스포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고 각종 이중언어대회에서 7명이 입상했으며 국제중, 특목고 및 자율형 사립고 등에 5명이 진학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LG이노텍은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과학인재 양성을 위한 ‘LG 사랑의 과학리더 클럽’을 운영중이고 LG유플러스는 ‘U+ 다문화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족을 돕고 있다.

포스코는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 학교는 친친(親親) 와이파이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초 정부 관계부처 합동의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발표를 계기로 창업부터 미래 인재 육성에 힘써온 포스코가 먼저 교육부에 사업을 제안해 이뤄지고 있는 사업이다. 서울 대신중학교 등 전국 5개 중학교에서 후미진 학교 내 공간을 밝은 공간으로 바꾸고 학생들이 건강한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친친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학부모 강연, 멘토링, 공감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대상 청정원도 ‘빨간우산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과 정식협약을 맺고 청정원 순창고추장 판매수익금 2%를 적립해 학교폭력예방기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소비자가 순창고추장을 구매하면 자동으로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한화그룹은 시각장애 아동들이 지혜와 지식을 습득하고 발전시켜 꿈과 의지를 담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종로구의 서울맹학교에서 특수도서 전달식을 가졌다. 점자도서 뿐 아니라 점자라벨도서, 큰글자도서, 촉각도서 등 다양한 종류 5000여권이 제작돼 전국의 50개 기관에 전달됐다. 또 한화는 지난 2000년 이후 매년 시각장애인용 점자달력 5만부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창업자 장원(粧源) 서성환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된 ‘아름다운세상 기금’을 바탕으로 마이크로크레딧(microcreditㆍ무담보 소액 대출 제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희망가게’는 저소득층 여성 가장과 그 아동에 대해 자활을 위한 교육과 창업 등의 기회를 부여한다. 빈곤탈출의 길을 열어주고 가난의 대물림을 막아 자녀들의 건강한 삶을 이끌어 내는 게 목표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전국에 132개의 희망가게가 문을 열었고 희망의 선순환을 꾀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순수예술에 대한 후원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3월 국내 최초의 민간 설립극장이자 소극장 운동의 본거지인 서울 삼일로 창고극장을 구출했다. 지불해야 할 체납액과 극장 운영비 등을 지원했고 68석 객석을 106석으로 늘리는 등 보수해 예술인과 시민들에게 돌려줬다. 선화예술문화재단은 ‘일주&선화갤러리’를 운영하며 신진 작가들에게도 문턱을 낮췄다는 평을 듣고 있고 광화문 씨네큐브는 예술영화 팬들의 성지로 통한다.

ryus@heraldcorp.com



사진설명

*현대차그룹 기프트카 캠페인에서 1톤 포터 트럭을 선물받은 한영수(45)씨가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 2기 방학캠프에서 학생들이 카이스트 멘토 대학생들과 함께 전기분해 수소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사진=LG그룹]

*아모레퍼시픽의 희망가게 100호점 오픈 기념식에서 서경배(왼쪽부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조선희 사진작가, 박상중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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