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생각 에세이 <통찰>
황혼 이혼이 늘어가고 있다. 이혼숙려제도로 30~40대의 이혼은 감소했지만 50대 이혼이 늘어가는 것. 최재천 교수의 신간<통찰>(이음.2012)에 새들도 이혼한다는 눈에 띄는 대목이 있어 소개한다.
<포스트 잇> 새들도 이혼한다. 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의 관찰에 의하면 당시 그 지역의 갈매기 네 쌍 중 한 쌍이 일 년을 넘기기 무섭게 갈라섰다. 갈매기 부부가 임무 교대를 하는 장면은 덕수궁 수문장 교대를 뺨친다.
갈매기 부부는 집안일과 바깥일을 거의 정확하게 반반씩 나눠 하지만 은근히 더 안전한 집안일을 선호한다. 지난해 교대식이 유난히 길고 시끄러웠던 부부가 이혼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육아는 서로에게 떠맡기고 그저 밖으로만 나가려는 요즘 맞벌이 부부와는 사뭇 다르다.
최근 북유럽 바닷가에 사는 도요새들도 이혼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동물행동학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전체 126쌍 중 28쌍(23퍼센트)이 갈라섰단다. 갈매기와 달리 도요새의 경우에는 그들의 결혼생활 면면을 아무리 뜯어보아도 특별한 이혼 사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흥미롭게도 이혼이 수컷들에게는 별다른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재혼한 암컷들의 번식 성공률은 거의 두 배가량 증가하더라는 것이다. -74쪽~75쪽 중에서
[북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