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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문화계, ‘죽음’ 을 바라보다…웰 다잉 소재 다큐-영화-서적까지
나이듦, 쇠약함,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또 한해가 저무는 연말, 대중문화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삶의 끄트머리에 놓인 죽음에 대한 영원히 풀리지 않는 탐구가 최근 영화, TV, 출판가를 휩쓸고 있다. 우리 사회가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잘 죽기’를 뜻하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MBC 다큐멘터리 4부작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은 시한부, 치매 노인, 아들을 잃은 부부 이야기 등 여러 죽음의 형태에 렌즈를 들이댄다. 지난 21일 1편 말기 위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미혼모 이야기 ‘엄마는 멈추지 않는다’는 좋은 반향을 이끌었다. 시청률도 전주보다 1.5%포인트 올랐다. 딸과의 마지막 추억을 만드는 과정에서 출연자가 시종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삶과 시간에 가치에 대한 가치를 곱씹게 했다.

22일 70대 치매 엄마를 돌보는 딸의 이야기 ‘우리 엄마 본동댁’에 이어 오는 28일 역시 암으로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부부가 출연하는 ‘신동현 내사랑’이 방송한다. 연출자 최병륜 PD는 “나 역시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이별한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 사랑이 사라지는 건가, 계속 사랑이 진행되려면 어떻게 되야 하는 건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스크린에도 생을 멋지게 마감하는 방법에 관한 조언을 잔잔히 들려 주는 영화들이 잇따라 내걸린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엔딩노트’는 정년퇴직 후 인생 2막을 준비하던 중년 남성이 말기암 판정을 받은 뒤 가족과 ‘버킷리스트’(죽기전에 꼭 할일 목록)를 실천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류더화 주연의 ‘심플라이프’는 평생 자신을 돌봐 준 하녀가 늙어 중풍으로 쓰러지자 그를 돌보는 영화제작자의 실제 이야기를 극화한 영화다.

프랑스 영화 ‘아무르’는 음악가 출신 80대 노부부가 어느날 갑자기 아내가 반신불수가 되면서 겪는 고통을 통해 참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내용으로, 다음달 19일 개봉이다. 지난 8일부터 상영 중인 ‘나우 이즈 굿’ 역시 ‘버킷리스트’를 소재로 했다.


서점가에도 셸리 케이건 예일대 교수의 17년 연속 강좌를 모은 ‘죽음이란 무엇인가(원제: Death)’가 나왔다. 죽음의 본질, 삶의 의미, 생명의 존엄성을 고찰하는 내용이다. 반드시 죽는다는 ‘필연성’, 얼마나 살지 모른다는 ‘가변성’,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 ‘예측불가능성’, 어떻게 죽을 지 모른다는 ‘편재성’ 등이 죽음을 나쁘게 보게 만드는 특성이라면서 삶이나 죽음 자체보단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TV 다큐, 영화, 도서 모두 죽음을 다루면서도 현재 삶의 소중함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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