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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버리고 피곤…골탕먹은 기분” …장거리·새벽출근族들 ‘부글부글’
버스업계의 파업 철회로 우려했던 ‘출근대란’은 없었지만 수도권 지역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이른바 ‘장거리 출근족’은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버스 운행 재개 사실이 발표된 오전 6시반~7시께 이미 지하철, 택시, 자가용 등을 이용해 출근길에 나선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관공서나 일반 기업 건물에서 일하는 청소ㆍ경비근로자 등 ‘새벽 출근족’도 버스 운행 정상화와 상관없이 피해를 입어야 했다.

경기도 파주시 야당동에서 서울 당산동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송모(29ㆍ여) 씨는 출근길이 ‘고행’이었다. 평소에는 집에서 5분 정도 떨어진 버스정류장에서 광역버스를 타면 한 번에 출근이 가능하지만 이날은 무려 택시, 경의선, 6호선, 2호선 등 세 차례나 바꿔 출근해야 했다.

송 씨는 집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떨어진 경의선 운정역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해 오전 6시25분 디지털미디어시티역행 경의선을 탔다. 30여분이 걸려 도착한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지하철 6호선으로 환승, 합정역에서 다시 지하철 2호선을 갈아타 당산역에 도착했다. 겨우 오전 8시 출근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지하철 운행시간 전 출근해야 하는 이른바 ‘새벽출근족’의 불편도 컸다. 경기도 성남시 복정동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매일 새벽 6시까지 출근하는 직장인 홍모(35) 씨는 이날 택시를 타고 출근했다. 요금은 무려 1만7000원. 평소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비용(1050원)과 비교해보면 10배 이상 많은 비용이다. 홍 씨는 “시민만 골탕먹고 있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관공서 및 기업 건물에서 청소나 경비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는 이날 버스 파업이 한없이 야속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구내식당에서 일하는 정모(55ㆍ여) 씨는 평소 경기도 시흥시에서 새벽 4시30분께 첫 버스를 타고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 내려 지하철을 타고 2호선 삼성역까지 이동한다. 하지만 22일 버스파업으로 시흥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5400원을 주고 택시를 타야 했다. 그는 “버스 파업하면 우리 같은 사람이 제일 힘들다. 지하철 운행시간을 앞당기는 것도 아니고 출근시간을 늦춰주지도 않는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서울 도화동 소재 모 기업 건물에서 청소업무를 맡고 있는 한모(58) 씨도 “일당이 2만~3만원밖에 안되는데 출근길 택시비로만 7000원을 썼다. 정치권의 무능함과 업계 간 밥그릇 싸움에 왜 우리 같은 서민이 볼모로 잡혀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팀/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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