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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릭터에 몰입하는 오달수의 코믹연기, 진지함이 가져다주는 즐거움
감초같은 코믹연기는 오달수만이 가진 독특한 브랜드다. 하지만 실은 “상황이 웃긴 거죠, 제가 웃기는 건 없어요”라고 말하는 오달수는 등장인물의 성격에 몰입하는 극에 충실한 배우다.

오는 29일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 개막하는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에서, 미키짱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수사관 키무라 타쿠아 역으로 출연하는 오달수는 관객이 극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캐릭터를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김완선과 우표수집을 좋아하긴 했지만 좋아하는 아이돌도 없고 극중 키무라 타쿠아처럼 다혈질적인 부분도 없고 안으로 삭이는 스타일이라는 그. 오달수는 키무라 타쿠아와는 비슷한 면이 많지 않지만 오히려 “나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편하다”고 했다.

그가 ‘키사라기 미키짱’ 출연을 결정한 것은 제목과 달리 기대 이상의 내용이었기 때문. 오달수는 “초연 당시 제목을 보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보니 재밌었고 끌렸다”고 했다.

 
그는 작품에 대해 “소동극으로 포장돼 있으면서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연기를 한다”는 그는 “최대한 오달수스럽게 만들어서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력한 캐릭터를 구축했지만 잦은 코믹연기는 그에게도 부담인 듯 보였다.

“선입관이 크죠. 두렵기도 하고… 관객들이 오달수 하면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어요. 하지만 천천히 깨 나갈 생각입니다.”

항상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 출연해야 했던 그도 욕심나는 등장인물의 모습이 있는 법. 한 때 언제 이런 역할을 해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욕심을 가졌던 영화가 촬영 직전 무산돼 크게 실망하기도 했다.

이번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은 소녀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의 1주기를 맞아 그를 사랑하는 열혈 삼촌팬 5명이 그의 죽음을 되짚어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키무라 타쿠아는 그들 중 가장 진지한 등장인물. 이해제 연출은 그에게 “웃기지 않아도 된다고 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오달수는 이해제 연출에 대해 “자기만의 고집이 있지만 가능하면 배우와 소통하려 하고 진심이 뭔지, 속뜻을 배우와 나누려고 애를 쓰고 그걸 알면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극단 연희단거리패 출신으로 1990년 부산에서 배우활동을 시작한 그는 이해제 연출과도 오랜동안 알고 지냈고 2001년 극단 신기루 만화경을 함께 창단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일교류연극을 기획했다가 실패해 일본 배우들에게 출연료도 주지 못하고 연습실을 팔아넘겨야 했던 아픈 과거도 있었던 그가 집을 소품창고로 사용하면서도 극단 운영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연극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극단 문을 닫는 건 상상도 못해요. 저도 다른 극단이 해체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겁이 덜컥 나죠. 가족같은 사람들인데 이산가족이 되면 어떡합니까.”

족보를 만드는 것처럼 100년이 지난 다음세대에도 극단의 역사가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키사라기 미키짱’은 3개 팀으로 나뉘어 공연된다. 함께 키무라 타쿠아를 연기하는 이철민과 전배수는 7, 8살 어린 후배들. “그들의 힘이 저완 좀 다르겠죠”라고 말하는 그는 “연습하면서 음식도 잘 안 먹는 편인데 요즘엔 힘이 달려서 가끔 초콜릿도 먹으면서 연습”하는 연극을 사랑하는 배우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자료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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