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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차원이 다른 검사비리…또 고개숙인 한상대 검찰총장
‘벤츠 여검사’ 사건 1년여만에…
검찰 위기감 반영 대국민사과…
22일 자체개혁안 관심 집중



한상대(53) 검찰총장이 19일 구속된 김광준(51) 서울고검 검사의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해 11월 ‘벤츠 여검사’ 사건으로 체면을 구긴 데 이어 1년여 만에 재발한 검사 비리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취임사에서 “강력한 감찰을 통해 기강을 바로세우기 위해 ‘내부의 적’과 싸우겠다”고 했던 그였다. 알려진 수사 내용에 따르면 김 검사의 비리는 죄질이 자못 심각하다. 기소권을 손에 쥔 검사가 사건 무마를 대가로 돈을 받은 사안의 중대성은 물론이거니와 건네받은 돈의 크기나 차명계좌를 동원한 수법 등이 기존에 불거진 검사 비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자금 흐름 추적이 쉬운 수표를 태연히 받은 것에는 ‘누구도 검찰을 건드릴 수 없다’는 오만이 배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례없는 비리에 검찰 내부는 위기감으로 끓고 있다. 검찰 내부통신망에는 “검찰이 일반국민의 법을 집행하는 기관으로 품격을 상실했다”며 검찰 지휘부가 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국민에 대한 한 총장의 직접 사과 배경에는 이런 위기의식이 담겨있다.

하지만 “내부 감찰 시스템을 점검하고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통해 겸허한 자세로 전향적인 검찰 개혁방안을 추진하겠다”는 한 총장의 다짐은 일종의 기시감을 준다. 2010년 6월 김준규 당시 검찰총장은 “검찰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마음속 깊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검찰권 행사에 대해 국민의 통제를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지역 기업인에게 전ㆍ현직 검사들이 금품ㆍ향응을 제공받은 ‘스폰서 검사’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였다. 검찰은 이어 몇 가지 내부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같은 해 10월 ‘그랜저 검사’ 스캔들이 터졌다. 검찰이 내놓은 개혁안 역시 대부분 용두사미에 그쳤다. 검찰은 당시 일반 시민들이 기소과정에 참여하는 검찰시민위원회를 만들어 미국식 대배심제도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대배심제도는 2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 일부 대선 후보가 검찰 개혁 공약 중 하나로 해당 제도를 거론하고 있지만 검찰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한 총장은 오는 22일 전국 고등검찰청 검사장이 참석하는 수뇌부 회의를 열어 금품 비리 재발방지 방안 및 여야 대선 후보들의 검찰개혁안에 대응하는 자체 개혁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쇄신안이 검찰비리를 발본색원하는 자정의 계기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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