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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순씨의 귀환…서울시 ‘업무폭탄’ 터진다
유럽순방서 귀국한 朴시장, 150개 검토지시…서울 명물 대규모도서관 건립 · 용산역 지하화 등 구체화 주목
박원순 서울시장이 7박9일간의 유럽 3개도시 시찰 일정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서울시 각 부서에 ‘업무폭탄’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4시(현지시간) 파리 드골공항에서 인천공항행 항공기에 몸을 실은 박시장은 10시간이 넘는 긴 비행시간 내내 잠도 안 자고 수첩을 뒤적이며 유럽 시찰에서 보고 느낀 점을 노트북에 직접 정리했다.

그 결과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 경전철 문제 해결 방안, 용산역 철로 지하화 방안, 프랑스 미테랑 도서관 규모의 도서관 건립 가능성 여부, 민속박물관 건립 등에 대한 검토 등 150개가 넘은 지시 사항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150개가 넘는 새로운 업무로 서울시청 각 과별로 적게는 한 개, 많게는 10여개까지의 업무가 할당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과 서울의 상황이 다르고 여기에 투입돼야 하는 재원 확보 방안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의 강도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볼로냐, 그리고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박 시장은 소프트웨어적인 사안을 비롯해 대규모 토목공사가 불가피한 사항에도 귀를 기울였다. 특히 이들 도시가 관광산업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편 박 시장은 항공기에 오르기 전인 유럽 시찰 마지막 날인 19일 프랑스 파리 센 강변에 있는 국립 ‘케 브랑리 박물관’을 방문했다. 이 박물관은 2006년에 ‘원시예술 전시관’이라는 별칭으로 개관해 현재 많은 관광객이 몰리며 에펠탑과 함께 파리의 또 다른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케 브랑리 박물관을 살펴본 박 시장은 서울에 민속박물관을 만들어 아직 남아 있은 우리 선조들의 유산을 모아 전시하고 줄타기, 작두타기 등 사라져 가는 전통 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을 상설화하면 새로운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 이어 프랑스 기차역인 ‘코트 상테밀리옹’역 일대를 지하화하는 대신 덮개로 덮어 도시를 재생시킨 ‘리브고슈’에서는 오래 머물며 용산역 철로 부분 개발 가능성을 타진했다.

박 시장은 리브고슈를 개발한 업체의 브리핑을 들으면서 ▷자금은 어떻게 조달했는지 ▷덮개를 덮으면 지대가 다른 곳보다 높아지는데 어떻게 해결했는지 ▷철로를 덮개로 덮은 뒤 토지를 분양할 수 없었을 텐데 어떻게 분양했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하며 꼼꼼히 체크했다.

이는 최근 경부선 철로가 지나가는 자치구들이 경부선 철도 때문에 지역이 양분돼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지하화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고 도심 재생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박 시장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용산역 일대부터 덮개로 덮어 도심을 재생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시장은 이어 리브고슈 철길 위 상판을 덮은 곳에 지어진 프랑스국립도서관인 미테랑 도서관을 방문,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이 공부하는 것을 보고 몹시 부러워했다.

미테랑 도서관은 가족단위로 와서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수험생 전용 도서관, 그리고 교수 등 전문가들이 전용으로 쓸 수 있는 도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테랑 도서관 시찰을 마치고 나온 박 시장은 “이런 도서관이 있고 또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어 프랑스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며 “제가 이런 것을 하나 지으면 어떨까요”라고 기자에게 묻기도 했다. 이어 수행한 공무원들에게 자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등 세부사항을 질문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미테랑 도서관은 한화로 1조2000억원이 들어간 매머드급 도서관이다.

박 시장은 가우디가 설계해 아직도 건축되고 있는 바르셀로나 ‘성가족 성당’이나 프랑스의 ‘케 브랑리 박물관’이 세계적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따라 서울에도 새로운 관광명소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했다. 이에 따라 현재 설계만 마치고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는 노들섬에 민속박물관이나 미테랑 도서관 같은 대규모 도서관 혹은 설계대로 예술섬을 건립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히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용 기자>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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