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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칼럼 - 강윤선> ‘다름’ 속에 우리의 가능성 있다
모든 꽃은 한순간에 피지 않는다.

다빈치가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를 그려내기까지는 사람 얼굴 각 부위의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모아 새롭게 조합하는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눈과 코, 이마와 볼, 눈썹과 입술을 여러 방향과 각도에서 수없이 조합한 결과 형언키 어려운 ‘모나리자의 미소’가 탄생한 것이다.

언젠가 TV에서 ‘한식 오디세이’라는 프로그램을 인상 깊게 본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 비빔밥의 묘미는 각각의 재료를 한데 섞어 비벼 먹는 것에 있다. 만일 고사리, 무나물, 시금치 등 온갖 나물을 차례로 먹은 다음 밥과 고추장을 먹고 물구나무를 서서 배를 흔든다면 비빔밥의 맛이 살아나겠는가. 비빔밥은 나물과 밥, 고추장, 참기름 등 각종 재료의 독립적인 맛이 한데 어우러지며 각각의 재료가 갖고 있던 독립적 맛을 뛰어넘는 오묘하고 새로운 맛으로 재탄생한 음식이다.

하이네켄의 경쟁상대는 이제 다른 맥주회사가 아니라 생수회사일 수도 있다. 즉, 앞으로 경쟁이란 같은 업종 안에서의 경쟁을 뛰어넘어 비즈니스 콘셉트별 경쟁시대가 된다는 의미. 정수기에 물통 대신 맥주병을 꽂아놓으면 맥주정수기가 된다는 아이디어나 모든 사무실이나 가정에 정수기를 공급하겠다는 생각을 뛰어넘어 맥주를 공급하겠다는 엉뚱한 발상은 허황된 꿈에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생수나 맥주를 모두 목이 마를 때 그리워하고, 찾아 마신다는 공통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제 새로운 생각과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좀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건 틀린 게 아니다. 상대가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게 되면, 그 다름의 차이를 통해 전혀 새로운 아름다운 창조가 탄생할 터. ‘너’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 그 속에는 ‘우리’가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과 상상력이 있다. 


최근 한 여성 고객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그녀는 준오헤어의 한 살롱에서 서비스를 받기 전 상담을 했는데 ‘황송할 정도의 대접’을 받았다며 감사의 글을 보냈다. 헤어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상담을 할텐데, 도대체 어떤 경험을 하였기에 ‘황송할 정도의 대접’을 받았다고 하는 것일까.

사실, 의사가 환자와 상담을 하는 것처럼 헤어디자이너가 고객과 머리 모양에 대해 의논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말이다.

그녀가 받은 ‘대접’은 간단했다. 고객의 눈을 마주보고 이루어진 상담. 이는 보통 다른 헤어디자이너에게서는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차이’다. 이 중년 여성 고객은 수십년간 미용실에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헤어디자이너가 고객과 마주앉아 눈을 마주하며 하는 너무나 당연한 상담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것.

보통 미용실에서 헤어디자이너가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과 살롱을 찾는 고객이 기대하는 서비스 사이엔 차이가 있다. 서로의 기대치가 매우 다르다. 하지만 이를 우리가 ‘틀리다’고 무시하지 않자 새로운 서비스가 창조되었던 것이다. 또 상담에 임하는 헤어디자이너의 태도 ‘차이(difference)’가 고객에게 이렇게 큰 기쁨을 줄 수 있었다.

기억하자. 우리가 인정한 ‘차이’ 속에는 무궁무진한 발전의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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