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스토브리그 잔혹사가 계속됐다.

지난 시즌 에이스 장원준(경찰청)과 홈런왕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를 동시에 잃은 롯데는 이번 자유계약(FA) 시장에선 리드오프 김주찬과 리더 홍성흔을 각각 KIA와 두산으로 떠나보냈다.

눈 앞이 캄캄해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우승을 목표로 김시진 신임 감독을 전격 선임한 구단의 결단도 빛이 바라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화된 롯데에게 남은 건 KIA와 두산으로부터 얼마나 알짜배기 보상선수를 데려오느냐다.

롯데는 각 팀으로부터 두 선수의 ‘전년도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인을 제외한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 300%’를 받을 수 있다. 돈보다 선수가 아쉬운 롯데가 전자를 택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KIA와 두산은 외부영입보단 내부 유망주를 발굴해 육성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두산은 ‘화수분’야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주전 선수의 공백을 깜짝 신인이나 무명 선수가 훌륭히 메워왔다. 앞서 신생팀 NC다이노스에 한국시리즈 무대에도 올랐던 고창성을 내줄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고 숨은 보석들이 많다. KIA도 김주형, 황정립 등 키워볼만한 선수들이 제법 있다.

타선에 구멍이 생긴 롯데는 우선 내야 수비를 볼 수 있는 거포형 타자를 원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주와 최준석은 두산의 중심타선으로 활약했지만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홍성흔과 그라운드 안팎에서 역할이 겹친다. 김주찬의 빈 자리를 메울 선수로 고영민이 선택될 수도 있다.

보호선수 20명을 정해야 하는 두산도 골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망주를 지키려다 자칫 프랜차이즈 스타를 내주면 팬들의 비난을 살 수 있다. 주전 유격수 손시헌과 중견수 이종욱은 결코 내줄 수 없는 핵심 전력이지만 다음 시즌 FA자격을 취득한다는 점에서 두산이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