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청불2’ 영자와 ‘안녕' 영자, 왜 다른 반응?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KBS ‘청춘불패2’’가 17일 3%대의 시청률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시즌1에서는 평소 볼 수 없는 걸그룹 멤버들의 농촌 체험기의 순수함과 신선함이 유지됐으나 시즌2에서는 걸그룹의 어촌체험기로만 끌고나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이영자를 메인MC로 투입해 ‘청문민박'등 포맷을 변경했으나 기대한 만큼 살리지는 못했다.

영자는 KBS ‘안녕하세요’에서는 부드러워지고 편안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청불2'에서의 걸그룹 엄마 이미지는 확실하게 어필시키지 못했다.

‘안녕하세요’에서는 이영자의 드세고 강한 이미지가 MC진과 좋은 조합을 이뤄내면서 상당히 중화되면서 호감도도 올라갔다. 1~2인 MC 체제에서 혼자 진행하고 혼자 웃기는데 익숙했던 영자가 웃음강박증을 버리고 집단MC 체제와 조화를 이루며 역할을 나누고 있으며 큰언니와 누나 같은 후덕함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를 독점하지 않고 튀지 않아 빛이 난다. 본인은 “누나처럼 주모처럼 아우르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영자는 ‘안녕하세요' 출연자의 고민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일반인 출연자가 편안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분위기까지 조성한다.

하지만 ‘청불2'에서 영자는 엄마 역을 빙자해 모든 걸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됐다. 그러자 이영자의 ‘원맨 차력쇼' 같은 느낌이 살아나기도 했다. ‘안녕하세요'에서는 신동엽과 컬투(정찬우 김태우) 등 워낙 노련한 MC들이 있어 영자의 분량이 ‘N분의 1'을 넘기기 힘들지만, ‘청불2'에서는 영자에 대한 제어장치가 없었다. ‘청불2'에서는 필요없는 영자의 과도한 몸개그가 펼쳐지기도 했다.

‘청불2'에 영자가 투입된 이유가 있었다. ‘청불1'은 농촌인 홍천군 유치리의 지역주민과의 관계와 유대로 걸그룹 멤버들의 캐릭터가 부각되고 ‘착한 예능'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르샤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돌봐드리고, 그 할머니는 냐르샤에게 먹을 것을 찾다 감을 챙겨주는, 이런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청불2'의 무대인 어촌인 대부도는 오히려 도시같은 느낌이 들어 지역주민과의 소통과 유대를 강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강력한 이미지의 영자를 투입해 멤버들의 캐릭터도 만들고 자체 웃음도 생산해볼 요량이었다.

‘청불2'의 주인공은 소녀시대 효연, 미쓰에이 수지, 카라 강지영, 씨스타 보라, 쥬얼리 예원이다. 무대에서 내려온 걸그룹 멤버들의 소소한 일상과 그 속에서의 매력을 보려고 ‘청불2'에 채널을 맞추는 것이다. 붐이나 김신영, 영자는 이들을 부각시키고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게 임무다. 동생들과 함께 웃기는 장면을 자주 보여주는 김신영이 그나마 괜찮다.

영자는 맹활약을 해도 걸그룹 멤버들의 캐릭터가 부각되는 데는 별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어린 걸그룹 멤버들의 끼와 재주를 묻혀버리게 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럴바에야 블루베리 농장을 방문해 그 곳 남자들과 대화하고 게임하는 게 더 재미있었다.

영자는 딸로 설정된 이들 걸그룹을 띄워주는 역할만 해도 성공한 셈이다. 영자는 초반에는 ‘청춘민박’에 초청된 일반인 참가자들을 아우르고, 딸들과 아옹다옹, 티격태격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뽑아낼 때만 해도 후덕한 이미지가 괜찮은 듯했지만, 더 이상의 모습은 기대할 수 없었다.

물론 ‘청불2’가 갈수록 큰 반응을 얻지 못한 것은 영자 책임만은 아니다. 같은 포맷이 반복되는 데서 오는 식상함을 떨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내지 못한 탓이 크다. 하지만 이영자도 시원한 구원투수 역할을 해내지는 않았다./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