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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급 선수 없는 약체’ 우려 떨쳐냈다…한국, U-19 대회 8년 만에 값진 우승
눈에 띄는 스타급 선수가 없어 ‘약체’라는 부진을 떨쳐낸 값진 결과였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축구 지능을 높은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자신 만의 축구 색깔을 내도록 한 이광종(48) 감독의 리더십도 빛났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U-19) 대표팀이 17일(현지시간) 아랍 에미리트 라스 알 카이마의 에미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선수권 대회에서 이라크를 누르고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로써 이 대회에서 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전통의 강호’라는 자존심을 세우게 됐다.

한국은 1959년 초대 대회와 이듬해 2회 대회를 모두 휩쓴 것을 비롯해 이 대회에서 숱하게 정상에 올랐다. 최근에는 2002년 정조국(서울), 2004년 박주영(셀타 비고)과 백지훈(상주) 등 스타급 선수들을 앞세워 2회 연속 우승했다. 하지만 2006년과 2008년, 2010년 3개 대회 연속 3위에 머물렀다. 현 사령탑인 이광종 감독이 이끌었던 2010년에는 지동원(선덜랜드), 이종호(전남) 등 거물급 신인들을 앞세웠지만 4강에서 북한에 지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들은 엔트리 23명 대부분이 대학생 선수들이고 4명 뿐인 프로선수는 그나마 팀에서 출전기회를 자주 얻지 못한 상태였다. 고교생도 4명이나 포함됐다. 과거 멤버에 비해 눈에 띄는 선수가 없는데다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출발로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출전권을 때내기도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본선에서도 불안하게 출발했다. 지난 3일 1차전에서는 이라크와 0대 0으로 비긴 데 이어 2차전 상태인 태국에는 2대 1, 중국과의 3차전에서는 1대 0으로 간신히 이겼다. 2승1무로 조 2위에 올라 8강에 이르긴 했지만, 골 결정력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일부에서는 세계대회 출전권이 걸린 4강 진출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나왔다.

하지만 선수들은 토너먼트 시작과 함께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5경기 동안 3실점 밖에 하지 않은 ‘짠물 수비’가 바탕이 됐다.

문창진(포항)은 결승전까지 4경기 연속 4골을 뽑아내며 앞장섰고, 강상우(경희대)와 김승준(군산제일고)이 두 골씩 보태는 등 6명이 11골을 골고루 나눠 넣었다. 중앙 수비수 송주훈(광명공고)과 미드필더 권창훈(매탄고) 등 고교생 선수들도 어린 나이에도 주전으로 뛰며 수비라인과 중원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2010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AFC U-19선수권 대회에 도전한 이광종 감독은 한층 더 성숙한 지도력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눈에 띄는 스타급 선수 없이 나섰지만 송주훈(광명공고), 권창훈(매탄고), 김승준(군산제일고) 등 고교생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이란과의 준결승에서는 기존에 즐겨하던 짧은 패스 위주의 빠른 플레이 스타일 대신 롱패스 위주로 간결하면서도 선 굵은 축구로 승부수를 띄워 4대 1 대승을 이끌어냈다.

이라크를 상대로 한 결승전에서는 현지 응원단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플레이를 펼친 덕에 후반 추가시간 문창진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골키퍼 이창근(부산)은 입술을, 송주훈은 다리를 다친 상황에서 연장전을 치러야 했지만 이라크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막아냈다.

이들의 담력은 특히 승부차기에서 빛을 바랬다. 단 한번의 실수가 패배를 부르는 피 말리는 순간이었지만 이라크 선수들이 제풀에 무너지는 동안 4차례 시도 모두 성공하는 저력을 과시하며 한국에 8년 만에 우승컵을 선사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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