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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골프스타 양제윤 “올해 부진하면 그만 둘 생각이었다”
“저 2승 했어요!”

만 20세의 양제윤(LIG)이 17일(한국시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ADT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를 위해 기자회견에 들어서면서 내뱉은 일성(一聲)이었다.

1타차로 뒤지다 마지막 두홀을 남기고 짜릿한 역전우승을 거둔 기쁨이 그대로 묻어났다. 2위를 달리던 대상부문에서 역전하며 수상을 확정지었고, 김자영(3승)에 이어 두번째 멀티우승 선수가 됐다. 라운드내내 최고의 샷감을 보이던 김자영이 운명의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리는 실수를 범해 더블보기를 적었고, 양제윤은 버디를 잡아내면서 한 홀에서 순식간에 3타차가 나면서 뒤집어지고 말았다.

양제윤으로서는 행운의 순간이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운 대회였다. 

사진=KLPGA 제공
사진=KLPGA 제공

양제윤은 “3타까지 벌어져 있었던데다 자영 언니 샷이 너무 좋아 내가 버디를 잡기 전에는 뒤집기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캐디(박기영)가 아직 홀 많이 남았으니 끝까지 집중하라고 조언을 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양제윤은 “8월 넵스대회 첫 우승때는 타수 여유가 있어서 우승 실감이 안났는데, 이번에는 마지막 홀에서 3퍼트를 하면 연장이기 때문에 굉장히 떨렸고, 끝나니까 우승이라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양제윤은 거칠 것 없는 말투로 나이답지 않은 말을 곧잘한다.

이날 2번홀에서 샷이글을 한 뒤 바로 보기를 범한 것에 대해 “거저 먹은 건 뱉어내게 돼있구나 생각했다”고 했고, 17번홀에서 김자영이 티샷을 물에 빠뜨리자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다가 아, 이런게 골프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타수 차이가 많이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잃어선 안되는 것을 깨달았다고.

양제윤은 올시즌 2승과 함께 대상을 거머쥐었지만 자신의 올시즌에 대해 “60점 밖에 못주겠다”고 냉정하게 말한다.

“원래 욕심이 많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다”며 “넵스대회도 우승을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가 뭐였나고 하자 “출전대회에서 모두 컷통과하는 것이었는데 다행히 목표달성했다”고 했다.

양제윤은 스스로 골프를 선택해 입문한 케이스. 10세 때 TV에서 박세리가 미 LPGA투어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을 졸랐다고. “관심받고 멋있는 걸 좋아하는데 예쁜 코스에서 서양인들의 환호를 받는 박세리 프로를 보니 너무나 골프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달 하나 외환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는 자신의 우상처럼 여겼던 박세리와 동반라운드를 하면서 너무나 설렜다고 한다. 가정형편이 넉넉지않아 올해 부진하면 골프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뛰었다고.

양제윤은 내년이나 내후년께 일본 혹은 미국 투어 Q스쿨을 치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라구나GC (싱가포르)=헤럴드경제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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